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바라는 기업상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한 기업들이 국가경제에 기여한 측면을 높게 평가하는 반면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등 불공정거래 관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우리가 바라는 기업'을 주제로 지난 7~8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5.7%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을 가장 바라는 기업상으로 꼽았다고 31일 밝혔다. 온라인 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에는 전국 17세 이상 1만137명이 참여했다.
응답자들은 바라는 기업상으로 일자리 창출에 이어 '근로자 복지에 신경 쓰는 기업'(25.9%)을 꼽았다. 이어 '환경보호에 노력하는 기업'(18.0%), '사회공헌 사업을 많이 하는 기업'(16.0%),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4.0%)의 순서로 응답했다.
기업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대기업에 대해선 '매우 잘함' 18.0%, '잘함' 55.3%, '보통' 20.3%, '못함' 4.6%, '매우 못함' 1.8%로 긍정적인 응답이 73.3%로 높았다. 중소기업에 대해선 '매우 잘함' 3.4%, '잘함' 25.4%, '보통' 45.1%, '못함' 19.1%, '매우 못함' 7.0%로 조사돼 긍정(28.8%)과 부정(26.1%)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는 응답자의 40.2%가 '국가경제에 기여'를 꼽았다. 이어 '우수제품으로 국위 선양에 기여'(33.8%) '일자리 창출에 기여'(23.1%)를 지목했다. '사회공헌'이라는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일감 몰아주기와 납품업체 갑질 등 잘못된 거래 관행'(32.9%)을 1순위로 지적했다. 이어 '편법 경영권 승계, 분식회계 등 경영 행태' 28.5%, '실적 중심, 야근, 산업재해 등 근로자 보호 미흡' 23.4%, '과대광고, 피해보상 미흡 등 소비자 기만' 8.8%, '유해물질 배출 등 환경 대응 미흡' 5.8%의 순서였다.
연령대별로 30대~60대 이상은 '일감 몰아주기, 납품업체 갑질 등 잘못된 거래관행'을 1순위로 꼽은 데 비해 사회 초년생이 많은 1020세대는 '실적 중심, 야근, 산업재해, 직장 내 괴롭힘 등 근로자 보호 미흡'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기업의 다양한 역할을 잘하고 있느냐는 설문에는 신사업 발굴이 5점 만점에 3.44점을 받아 가장 높게 나왔다. 소비자 만족은 3.27점, 주주이익 제고는 3.01점을 각각 받았다. 반면 성실한 납세(2.80점), 양질의 일자리 창출(2.87점), 근로자 복지(2.78점) 등은 3점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받았다.
최근 사회적으로 새롭게 요구되는 기업의 역할에 대해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를 묻는 평가에서는 '4차 산업·디지털 경제 대응(3.50점)'이 가장 높게 나왔다. 이와 달리 '대중소 상생 경영(2.43점)'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최우선 과제로는 '경제 회복'(34.4%)이 제시됐다. 이어 '채용, 임금 등 근로자 권익 보호 최우선'(31.2%), '친환경·사회적 책임 등 ESG 경영'(24.9%), '디지털 전환 투자 확대'(9.4%)의 순서로 꼽았다. 40~60대 이상이 '경제 회복'을 가장 많이 선택한 데 비해 MZ세대(10~30대)는 '채용·임금 등 근로자 권익보호 최우선'을 꼽아 기업의 역할에 대한 달라진 청년층의 인식을 보여주었다.
이번 조사는 대한상의가 지난 3월 최태원 회장 취임 이후 새로운 기업가정신과 기업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추진 중인 '국민소통 프로젝트'의 하나로 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기대를 청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