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 확산하는 것을 감안해 이 지역 국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대다수 국가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낮아 각국의 봉쇄 조치가 올해 안에 풀리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경제전문 채널 CN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3.4%로, 말레이시아는 6.2%에서 4.9%로 각각 낮췄다. 필리핀도 5.8%에서 4.4%로 하향 조정됐다. 싱가포르도 7.1%에서 6.8%로 낮아졌다. 태국은 2.1%에서 1.4%로 하향 조정됐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1일 최다 확진자가 나올 정도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한 규제조치 강화로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보이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봉쇄 조치가 풀릴 수 있는 국가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정도이고,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내년 상반기에나 봉쇄가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백신 접종률은 12.4%, 인도네시아는 5.7%에 불과하다. 태국과 필리핀의 백신 접종률은 5%에도 못 미친다. 싱가포르만 백신 접종률이 41%를 넘어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