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거쳐 하반기에 본계약 … 조 회장, 경영권 자녀승계 원치 않아
국내 인테리어·가구업계 1위 기업 한샘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팔린다.
한샘은 14일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을 IMM PE에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 주식은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보유 주식 지분율 15.45%)과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을 합친 30.21%다.
IMM PE는 양해각서에 따라 독점적 협상권을 부여받았다. IMM PE는 앞으로 한샘에 대한 실사를 거쳐 하반기 중 본계약을 체결하면 한샘의 대주주가 된다. 최종 매매대금과 구체적인 매매조건은 실사 이후 확정된다.
한샘은 "조 명예회장이 회사의 비전과 미래가치를 인정하는 전략적 비전을 갖춘 투자자를 찾아왔다"면서 "IMM PE를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로 판단해 지분 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샘은 이번 지분 매각 결정이 평소 기업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조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조 명예회장은 1994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한샘은 현재 전문경영인(CE0) 운영 체제다. 조 명예회장은 2012년 숨진 외아들을 포함해 1남 3녀의 자녀를 두었는데, 세 딸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한샘은 과거에도 매각을 추진했는데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됐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인테리어·가구 업계가 호황인 현 시점이 매각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샘은 1970년 부엌가구 전문회사로 출발했다. 국내 최초로 입식 주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2002년에는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가구 제작과 인테리어 등 주거환경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업을 하고 있다.
한샘은 2013년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2조674억원, 영업이익은 931억원을 기록했다.
지분 매각이 마무리되면 조창걸 명예회장은 2012년 설립한 '태재(泰齋)재단(옛 한샘드뷰연구재단)'을 통해 공익사업에 전념할 것으로 전해졌다. 태재재단은 장학사업과 국내외 학술 연구비 지원 사업, 미래 인재 육성 사업을 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2015년 태재재단에 자신이 보유한 한샘 지분의 절반인 260만여 주를 출연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166만주를 출연했고, 이번에 지분 매각을 통해 나머지를 기부하면 출연이 완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