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할머니 속을 썩였던 할아버지가 있었다.
할머니는 늘 속으로 '죽기 만 해봐라.' 하며 기회를 노렸다.
어느 날, 외출을 했는데 병원 응급실에서 급하게 연락이 왔다.
앰뷸런스에 실려 온 할아버지가 끝내 돌아가셨다고 했다.
한걸음에 달려온 할머니, 막상 웬수 같던 할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흐느끼며 시트 속의 할아버지 손을 붙잡는다.
다행스럽게도 할아버지는 아직 숨이 끊기지 않은 상태였다.
할머니 손을 있는 힘을 다해 잡아 보지만 악력(握力)은 없었다.
움칠거리는 할아버지 손을 확인한 순간, 할머니는 손을 뿌리치며 소리를 질렀다.
"의사가 죽었다고 했잖아!"
이번에는 담당직원이 다가와 영안실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말없이 따랐다.
할아버지는 미칠 것만 같았다.
직원이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라며 자리를 비켜 주었다.
할머니는 그래도 사람들의 이목(耳目)이 있는지라 또다시 손을 잡고 '흑흑'거렸다.
이제 더 이상 기회는 없었다.
할아버지가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할머니 손을 또 한 번 움켜쥐었다.
이번에는 놀라지도 않는 할머니가 일갈(一喝)했다.
"병원 규칙이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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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목사는 본인 자신이 가정 불협화음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행복바이러스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래서 가정행복 NGO인 사단법인 하이패밀리 대표를 하면서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에서 운영중인 청란교회에서 그는 '행복,가정,미래'란 화두를 설교의 주제로 삼는다. 고신대학과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RTS에서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4월 '죽음의 배꼽을 잡다'라는 책을 내놔 죽음을 유머로 승화했다는 독자들의 평가를 얻었다. '송길원의 힐링펀치'는 송 목사가 책의 주요 내용을 감수해 연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