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우리나라 집값 부담(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세 배 정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고평가된 집값이 하락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이런 내용의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2월을 100으로 볼 때 전국 아파트 가격은 올 5월 현재 KB국민은행 시세 기준 118.3(한국부동산원 기준 113.6)으로 1년 5개월 사이 18.3% 상승했다.
한은은 주식시장을 포함한 자산시장 전반에 위험선호 성향이 두드러진 결과로 분석했다. 한은은 특히 주택가격이 고평가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2019년 4분기를 100으로 볼 때 2020년 4분기 112.7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PIR은 미국(106.6%), 영국(106.5%), 일본(99.5%), 독일(106.9%), 프랑스(104.8%), 스페인(106.3%), 호주(99.2%)를 웃돌았다. 이들 11개국의 평균 PIR(104.2)보다 집값 부담이 세 배 정도 늘었음을 보여준다. 한은은 "장기 추세선보다 가격이 더 올라가 있고 PIR 등 지표를 통해 평가해보면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고평가됐다"고 분석했다.
고평가된 집값은 대내외 충격이 가해지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 한은은 금융위기 수준의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확률은 5%로 적지만 실제 집값 하락이 나타날 경우 지난해 1분기 당시 예상되는 하락률이 0.2%에 불과했던 반면 올 1분기에는 0.9%로 커진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단기적으로는 높아진 소득 대비 주택가격 수준이, 중장기적으로는 누적된 신용 레버리지가 주택가격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주택가격이 오르고 높아진 주택 가격에 맞춰 관련 대출도 증가하는 현 상황이 집값 하락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