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 우선매수권 촉각 … 쌍방울은 20~30대 고객층 접목 시도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인수 후보가 쌍방울그룹과 중견기업인 ㈜성정으로 좁혀졌다.
이스타항공이 14일 인수·합병(M&A) 본입찰 접수를 마감한 결과 쌍방울그룹 1곳만 인수전에 참여했다. 앞서 인수 관련 자료를 받은 하림그룹과 사모펀드 운용사 등 10여 곳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은 입찰 공고를 하기 전에 중견 건설업체인 ㈜성정과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매각을 진행했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선정한 상태에서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한다. 새로운 입찰자가 인수 예정자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해야 인수가 가능하다.
새로운 입찰자가 인수 예정자보다 높은 금액을 입찰해도 인수 예정자가 입찰자와 동일한 금액을 다시 제시하면 매수권을 우선 행사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쌍방울그룹의 인수 금액을 비롯해 자금조달, 사업 계획 등을 평가하고 성정㈜에 인수 의사를 확인한 뒤 오는 21일 최종 인수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성정은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을 운영하는 중견기업이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의 연매출은 각각 300억원, 140억원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은 종합물류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 아래 이스타항공 인수에 적극적이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인 광림, 엔터테인먼트사 아이오케이(IOK)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나섰다.
속옷 브랜드 쌍방울을 보유한 쌍방울그룹은 주 고객층인 20~30대 회원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연계하면 항공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주된 이용층인 2030세대를 공략하는 한편 이스타항공의 화물운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속옷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스타항공을 인수해도 바로 수익을 내기 어렵고,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과 직원 퇴직금이 남아 있고,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 등 부채가 1850억여원에 이른다는 점이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