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4 18:55 (목)
[손장환의 스포츠史說] 황선우에 기대를 거는 까닭
[손장환의 스포츠史說] 황선우에 기대를 거는 까닭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1.05.24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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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100m와 200m에서 '올림픽 메달' 겨냥 가능할 정도로 급성장
박태환을 넘어설 기세 … 서구선수 전유물 단거리에서 재능보여 설레
스케이팅 500m 이상화와 모태범 금메달은 '넘사벽' 극복해 환호받아
사진(수영선수 황선우)=올댓스포츠/이코노텔링그래픽팀.
사진(수영선수 황선우)=올댓스포츠/이코노텔링그래픽팀.

박태환(31) 이전 한국 수영을 대표하는 선수는 20∼30년 동안 조오련(남자)과 최윤희(여자)였다. 올림픽은 언감생심이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면 최고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박태환이라는 '슈퍼 개구리'가 나타나 '우물'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2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수영 사상 올림픽 첫 메달이 금메달이라니.

박태환은 2012년 런던에서도 두 개의 은메달을 추가, 총 4개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박태환 이후 한국 수영계는 다시 침체에 빠졌다. 당연하다. 한국 수영의 수준이 올라간 게 아니라 박태환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혼자 우뚝 솟아난 결과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의 10년 만에 황선우(18·서울체고)라는 묵직한 거물이 나타났다. 과거를 회상하는 것은 흐뭇하지만 새로운 스타 탄생을 보는 것은 즐겁다. 더구나 젊은 신예의 등장은 가슴을 뛰게 한다.

황선우의 성장 속도를 보면 박태환과 판박이처럼 닮았다. 황선우는 지난해 11월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세계주니어신기록(1분45초92)을 수립하더니 5월 16일 선발전에서 1분44초96을 기록, '불과' 6개월 만에 '무려' 1초를 당겼다. 비록 박태환의 한국최고기록(1분44초80, 2010년 광저우)은 깨지 못했지만 당시 박태환이 21세였다는 점과 단축 속도로 봐서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다.

황선우가 박태환을 능가하는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는 바로 100m다. 6개월 전 48초25로 박태환의 한국기록(48초42)을 깨더니 5월15일에는 48초04를 찍었다. 세계기록(46초91·브라질 세자르 시엘류)이나 아시아기록(47초65·중국 닝쩌타오)과 비교하면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올 시즌 세계 7위의 기록이다.

자유형 100m는 육상 100m와 마찬가지로 아시아 선수들에게는 높은 장벽이다. 중국이나 일본 선수들도 힘겨워한다. 황선우가 바로 그 장벽에 도전하고 있으니 기대를 갖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스피드 스케이팅 최단거리인 500m에서 이상화와 모태범이 금메달을 땄을 때 더욱 흥분했던 이유는 그들이 한국선수들에게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고 여겼던 장벽을 깨뜨렸기 때문이었다. 그 기쁨은 두 배가 아니라 열 배도 될 수 있다.

황선우가 다시 한 번 그런 흥분을 국민에게 안겨주기를 바란다. 그의 성장속도를 볼 때 47초대 진입은 문제없지만 당장 도쿄올림픽에서 100m 메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200m에서는 메달을 기대해 볼만 하다.

나는 3년 후를 기대한다. 2024년 파리 올림픽 때 황선우의 나이는 21세. 그 때가 황선우의 전성기로 본다.

황선우는 신체조건은 186㎝, 72㎏으로 박태환(183㎝, 74㎏)과 비슷하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팔도 긴 편이어서 스트로크에 유리하다. 두 팔을 벌린 거리를 윙 스팬(wing span)이라고 한다. 동양인은 신장과 윙 스팬이 거의 같지만 황선우는 유럽선수처럼 윙 스팬이 더 길다. 스트로크와 킥의 밸런스도 좋다는 평을 받는다. 황선우가 지금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한국선수 최초의 100m 금메달도 꿈은 아닐 것이다.

꿈과 희망이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다. 희망은 삶의 원천이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문제지만 황선우는 근거가 충분하다. 박태환은 자신의 역할을 120% 다했다. 그 배턴을 황선우가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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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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