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세계 자동차 업계가 1010억달러(약 113조9684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전문 채널 CNBC 방송은 미국 컨설팅 업체인 알릭스파트너스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올해 자동차 생산 차질 규모가 39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올해 1월 예상했던 손실액 610억달러를 두 배 가까이 상향 조정했다. 생산 차질을 빚을 자동차도 390만대로 4개월 전 예상치 220만대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390만대는 올해 알릭스파트너스가 예상한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8460만대의 4.6%에 해당한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는 올해 2분기가 반도체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일본 도쿄 인근 반도체 공장의 화재, 미국 텍사스 지역 홍수와 대만 가뭄 등으로 인한 반도체 생산 차질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알릭스파트너스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2분기에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점차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내년에도 반도체 부족 사태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자동차 업체의 차량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부족에 의한 자동차 생산 차질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위험을 키우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공급이 줄면서 신차는 물론 중고차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도 올해 상반기에만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세계 자동차 생산이 300만대 가량 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리란 전망이 잇따르자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가장 평범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차 자체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팔리 CEO는 반도체 재고를 더 늘리고 공급업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반도체 생산업체들과 직접 계약을 맺겠다는 구상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