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 이어 대형M&A 성공해 세계용품시장 호령

글로벌 골프 선수 강국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골프용품 강국으로도 부상하게 됐다.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인 센트로이드 인베스트먼트가 세계 정상급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테일러메이드는 아쿠쉬네트(브랜드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골프 등과 함께 글로벌 빅3 골프용품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는 이달 초 테일러메이드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PEF) KPS캐피털파트너스와 경영권 및 지분 등을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이 17억 달러(1조9천억 원 상당)에 이르는 대형 매물이 조만간 한국 품으로 넘어오게 됐다. 센트로이드는 앞으로 2개월간 필요한 인수 절차 등을 거쳐 오는 7월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로써 한국은 휠라가 2011년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 브랜드)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테일러메이드까지 거머쥐게 돼 글로벌 골프용품 빅3 중 2개를 차지하게 됐다. 한국인들의 유난한 골프 사랑과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대형 성과다.
이번 센트로이드의 1조9천억 원짜리 인수 대열에는 국내의 신영증권·하나금융투자·유안타증권 외에도 보험사, 캐피탈업체, 일반 기업 등 유수의 기관투자자들이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메이드는 골프채 부문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향후 골프공과 패션 부문에서도 성장 기회가 생겨 국내 관련 업체들의 사업 참여도 예상된다.
테일러메이드는 오래전부터 국내 골프 애호가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아온 유명 글로벌 업체다. 너도 나도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 하나쯤은 갖고 골프 치러 나가고 싶어 했다. 금속 우드의 선구자로 꼽히는 테일러메이드는 특히 드라이버와 우드 부문에서 강하다는 평을 들어왔다. 세계 골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을 비롯해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등 정상급 선수들이 테일러메이드의 후원을 받는 가운데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인수 배경에 '코로나 19'가 자리 잡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내에서 하는 격렬한 운동보다 소규모 야외 운동이 각광을 받으면서 글로벌 골프산업이 때 아닌 중흥기를 맞고 있다. 그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 골프용품 판매는 28억1000만 달러로 2019년 대비 10.1%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골프용품 시장 규모도 2017년 109억 달러에서 지난해 118억 달러 규모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미국·일본에 이어 글로벌 골프시장에서 3위를 차지한다. 최근 20~40대 신규 골프 인구가 증가하면서 골프장 및 골프용품 매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수도권 골프장은 코로나 전에 홀 당 20억~30억 원대에 거래됐으나 최근엔 홀 당 무려 80억 원 넘게 호가되는 가운데 매물도 잘 소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