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4분기 상위20%소득 1.5% 줄 때, 하위20% 는17% 급감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폭이 중·고소득층보다 훨씬 더 커 소득 불평등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계층의 임시·일용직, 자녀를 둔 여성 가구주가 직장을 잃거나 직장을 유지하더라도 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분기 평균 소득 감소율(전년동기 대비)은 17.1%로 ▲2분위 5.6% ▲3분위 3.3% ▲4분위 2.7% ▲5분위 1.5%를 크게 웃돌았다.
중산층·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급감하면서 하위 10% 가구 소득 대비 중위(가운데값) 소득의 배율(P50/P10)은 2019년 2∼4분기 평균 5.1배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5.9배로 높아졌다.
1분위 소득 감소분을 고용과 소득 요인으로 나눠 보면 36.2%가 실업 등 고용 충격에, 63.8%가 취업자의 소득수준 저하 충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1분위 핵심 노동 연령층(가구주·배우자 평균 연령 30∼54세) 가구만 따지면 고용 충격의 기여도가 46.3%까지 커졌다.
고용 충격을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2∼4분기 소득 1분위 가운데 비취업(실업·비경제활동인구) 가구의 비중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8.7%포인트 커졌다. 1분위 핵심 노동 연령층에서는 비중 상승폭이 10.4%포인트에 이르렀다. 그만큼 저소득층이 일자리를 많이 잃었다는 뜻이다.
소득 충격도 저소득층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1분위 취업 가구의 소득 감소율은 15.6%로 2∼4분위(-3.3%), 5분위(-1.3%)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은은 "주로 저소득층에서 가구주·배우자 일자리의 대면접촉 정도가 높은 '고(高)대면 일자리 가구' 가운데 고용 상태가 불안한 임시 일용직, 육아 부담이 큰 '유자녀 여성가구' 가구주의 실직과 소득 감소가 뚜렷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