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에 정재연 세종 공장장 선임
홍원식 회장측 이사는 경영서 손떼기로
유산균 음료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예방 효과 파문으로 오너 회장과 대표이사가 물러난 남양유업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영을 쇄신하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비대위원장으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의 정재연 공장장(부장급)이 맡기로 했다. 비대위 구성과 활동 기한은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결정하기로 했다.
비대위원장은 실질적인 혁신을 위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최대 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 주주는 홍원식 회장으로 지분 51.68%를 보유하고 있다. 홍 회장의 부인과 동생 등 일가 주식을 합하면 53.08%에 이른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내이사 가운데 3명이 홍 회장, 홍 회장의 모친 지송죽 씨, 홍 회장의 아들 홍진석 상무다.
홍 회장은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 4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마케팅 총괄 담당인 홍진석 상무는 회삿돈으로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 용도를 사용한 의혹이 제기돼 지난달 보직 해임됐다.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한 이광범 대표이사는 차기 경영진을 선임할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한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인체 대상의 연구가 아니어서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남양유업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해 수사를 받고 있다. 주력 생산공장인 세종공장은 세종시로부터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통보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