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6 09:10 (일)
[김성희의 역사갈피] 조선의 임금과 대통령
[김성희의 역사갈피] 조선의 임금과 대통령
  • 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 jaejae99@hanmail.net
  • 승인 2021.04.1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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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방영 중지는 고증 부진 탓 … 조선 임금의 생활상도 잘 못 그릴 때 많아
새벽에 일어나 업무를 시작하고 밤 늦도록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등 하루 일과 분주
국무회의,주재 등 빼고 얼마나 많이 경제,외교 학습하는지 대통령의 하루 일과 궁금
사진(세종대왕(가운데))=종로구청/이코노텔링그래픽팀.
사진(세종대왕(가운데))=종로구청/이코노텔링그래픽팀.

최근 '조선구마사'란 드라마가 역사 왜곡이란 구설에 올라 방영 중지란 된서리를 맞았다. 정통 사극이 아니라 역사 판타지라니 작가 등 당사자들로선 억울한 측면이 있겠지만 TV 사극이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긴 하다. 그 영향력에 비해 고증이 미진한 데서 오는 부작용이라 하겠는데 사실(史實)과 다른 이미지를 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조선 시대 임금의 생활이다. TV 드라마를 보면 조선 시대 왕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주지육림에 빠져 일상을 보낸 듯 싶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왕은 매일 4고(四鼓·새벽 2시에서 4시)에 일어나, 환하게 밝으면 군신의 조회를 받은 후에 정사를 보았습니다. 모든 정사를 처결한 후에는 윤대(輪對)를 행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를 물었으니…이후 경연에 나아가 성학에 잠심하여 고금을 강론하였고, 손에서 책을 떼지 않다가 밤중이 지나서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조선의 4대 임금이었던 세종이 승하한 후 명나라에 보낸 부고의 일부다. 이건 송재혁 여주대학교 세종리더십연구소 연구원이 출간 준비 중인 『세종 평전』(가제)에 실린 글이다. 조금 과장이 섞였겠지만, 그리고 세종은 한국사에서 손꼽히는 성군(聖君)이긴 하지만 최고 권력자가 새벽에 일어나 업무를 시작하고 밤늦도록 책을 읽으며 공부를 했음은 분명하다.

낮이라고 한가했던 것은 아니다. 한창때의 세종은 신하들이 국왕을 알현해 정무를 보고하는 상참(常參), 정무에 대한 토론을 하는 시사(視事), 각 관아의 실무 관리들이 돌아가며 국왕과 접견하는 윤대, 고전을 토론하는 경연(經筵)을 이어나갔다고 한다.

경전과 사서를 강독하며 제왕학을 익히는 경연만 해도 아침 낮 저녁으로 하루 세 번 있었으니 조선 시대 임금의 하루는 그야말로 빡빡했을 터다. 책의 기록에 따르면 세종은 이런 정기 일과를 월 10회 안팎 치렀으니 그가 40대에 신병을 이유로 세자에게 권력 이양을 시도했던 사정도 이해가 간다.

조선 시대 왕은 요즘 대통령과 달리 입법, 사법, 행정을 모두 관장해야 했다. 식견이 있는 인물이 국민의 뜻에 따라 뽑히는 대통령과 달리 세습군주로서의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권좌에 오르기도 했다. 제도는 완벽했지만 나태하고 무능한 임금도 있었다. 그래도 임금이 국정을 수행하느라 새벽에 옷을 입고 일을 시작하여 한밤에 밥을 먹는다는 뜻의 소의간식(宵衣旰食)이란 말이 나온 임금도 있었다.

자연히 우리 역대 대통령들은, 가끔 언론을 장식하는 국무회의, 주재나 외빈 맞이 등을 빼고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냈는지, 경제며 외교에 관한 '학습'은 얼마나 치열하게 했는지 궁금해지긴 한다.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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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커리커처.
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커리커처.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로 정년퇴직한 후 북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엔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초빙교수로 강단에 선 이후 2014년까지 7년 간 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겸임교수로 미디어 글쓰기를 강의했다. 네이버, 프레시안, 국민은행 인문학사이트, 아시아경제신문, 중앙일보 온라인판 등에 서평, 칼럼을 연재했다. '맛있는 책 읽기'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1884~1945'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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