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7 05:20 (토)
[이필재의 CEO 스토리]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 ㊦'외식 가성비'에 승부
[이필재의 CEO 스토리]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 ㊦'외식 가성비'에 승부
  •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jelpj@hanmail.net
  • 승인 2021.04.05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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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사업 실패후 '24시간 요리만 생각' … "외식에서 맛의 비중은 30% 불과"
"외식비가 낮아져 아침부터 식당을 찾으면 아파트의 주방구조도 변화할 것" 지론
사진(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더본코리아.
사진(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더본코리아.

여성학 연구자 정희진 박사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대표적인 사람이라고 칼럼에 썼다. 전문성, 진정성, 원칙에 대한 비타협적인 자세와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췄다며 백 대표를 공동체를 걱정하는 계몽적 인간이라고 평했다. 선한 영향력 행사의 절정으로 정희진은 그가 골목 식당 살리기에 나서는 한편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신선한 농산물을 팔지 못한 농민들과 유통업체 및 식품 제조업체를 연결해 준 것을 꼽는다. 그의 전화 한 통으로 생산자의 시름을 덜어주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저렴한 상품을 공급하는 핫라인 구실을 할 때 자신이 힐링된다고 털어 놓았다.

네이버 인물정보에 기업인 및 요리연구가로 소개된 백 대표는 외식업계의 대표적인 브랜드 CEO이기도 하지만 '철학이 있는 요리연구가'라고 할 수 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이 없는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요리왕'으로, 젊은 날 목조주택 사업에 실패한 후 집안의 반대를 뚫고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아예 직업으로 삼았다. 그의 '직업 철학'이다.

"나는 눈 뜨면 먹는 거만 생각하고, 먹는 사진과 유튜브 찾아보고, 식당을 검색하는 사람입니다. 쿡방도 제가 좋아하는 일의 연장선에 있어 재밌게, 행복하게 하는 거예요. 저에게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쉬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는 요리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고 해서 그 일의 성과가 커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젊은 날 일찍이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온 셈이다. 

그의 '음식 철학'은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푸짐한 한 끼를 보통 식당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 도전하는 꿈을 꾸지만 22개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는 그가 밥 한끼 해결하기 위한 외식의 가성비 제고를 자신의 미션으로 받아들이는 까닭이다.

그는 집을 벗어나 밖에 나가서 하는 외식에서 맛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식당의 분위기와 청결도, 서비스 곧 종업원의 친절도 등 미각 외적 감각으로 느끼는 만족감이 외식 만족도의 7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외식 사업의 성공은 이런 메뉴 외적 요소들과 메뉴를 블랜딩하는 기술에 달렸다고 그는 믿는다. 그의 '식당 철학'이다.

"외식 시장을 사람들이 아침부터 나가서 먹도록 수직적으로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외식비가 낮아져야 한다." 그의 '외식 철학'이다. 그가 자신의 프랜차이즈 식당들을 통해 외식비의 '저점'을 제시하려 고군분투하는 배경이다.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외식비는 우리나라가 미국·일본보다도 비싸요. 음식값을 내리면 외식시장이라는 파이를 훨씬 더 키울 수 있습니다. 혼을 담은 개인 식당, 음식 자체를 즐기는 게 목적인 일종의 가업형 식당은 논외예요."

그는 동남아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침식사도 나가서 하기 시작하면 아파트의 주방 구조도 바뀐다고 주장한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자칭 노력형인 그는 돈은 많이 벌기보다 버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돈벌이보다 외식의 가성비를 높였다는 칭찬이 더 듣기 좋았다는 그의 '사업 철학'이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IT 기업인들의 재산 사회환원이 요즘 화제이지만, 번 돈을 어떻게 쓰느냐는 일단 벌고 나서 할 걱정이라고 귀띔했다.

백 대표는 돈을 들여 자신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광고도, 홍보도 하지 않는다. 그보다 식자재와 소스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을 독립 점포의 사장으로 만들겠다는 그 나름의 '상생 철학'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식자재로 마진을 많이 남기면 가맹점주로서는 본사를 불신할 수밖에 없어요."

그는 또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고 홀에서 서빙하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일본·중국·호주·베트남 등에 진출한 그는 한식의 해외 진출은 현지 식자재로 만드는 한식 레시피에 달렸다고 역설한다. 진출국의 식자재로 음식을 만들어 한식의 가격 경쟁력부터 확보한 후 오리지널 한식을 수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한식 세계화 전략이자 철학이다.

"진출한 나라의 현지인 한식당 사장이 돈을 벌게 해줘야 합니다. 제조업에 비유하면 원자재채 수출할 게 아니라 현지 자재로 생산해 우선 로컬 외식 시장이라는 파이를 차지해야 한다는 거죠."

'백파더 : 요리를 멈추지 마!', '백종원의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백종원의 푸드트럭' 등으로 MBC 방송연예대상 PD상 등을 받은 인기 방송인인 그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저변을 확대하는 게 자신이 방송을 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의 '방송 철학'이다.

"방송에 나가 한 말들에 대해 책임을 지려 나름 노력합니다. 방송이 다혈질에 입이 거친 나를 부드럽게 만들었죠."

그는 저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결과에 만족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대기업 정규직이 목표인 사회는 청춘들을 루저로 만들 수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그의 '인생 철학'이다. '음식 하면 떠오르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백종원은 '요리하는 철학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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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중앙일보 경제부를 거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월간중앙 경제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ㆍ포브스코리아 경영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전문기자 등을 지냈다.<최고가 되려면 최고에게 배워라-대한민국 최고경영자들이 말하는 경영 트렌드>, <CEO를 신화로 만든 운명의 한 문장>, <아홉 경영구루에게 묻다>, <CEO 브랜딩>,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공저) 등 다섯 권의 CEO 관련서 를 썼다.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잡지교육원에서 기자 및 기자 지망생을 가르친다. 기자협회보 편집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로 있었고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초빙교수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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