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가운데 경쟁업체인 마켓컬리도 연내 증시 상장 추진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국내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은 높은 벽으로 여겨졌는데,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쿠팡 효과'로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 기업들이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는 모습이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에 따르면 김슬아 대표는 최근 팀장급 이상 직원들과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 마켓컬리 측은 "미국 증시로 한정하지는 않았다"며 "한국과 미국 시장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슬아 대표가 인터뷰에서 연내 상장을 위한 계획을 금융인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마켓컬리가 쿠팡처럼 올해 안에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마켓컬리가 약 8억8천만달러(1조원 상당) 가치를 가진 업체라고 소개했다.
2015년 문을 연 마켓컬리는 국내 새벽배송 서비스의 선구자다. '샛별배송'으로 불리는 새벽배송과 다른 곳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독점 프리미엄 상품으로 젊은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며 급성장했다. 특히 채소 등 신선식품 유통에서 강점을 인정받았다.
2015년 29억원었던 연매출이 2019년 4289억원으로 증가했다. 더불어 적자도 늘어나며 2019년 순손실 975억원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3월 현재 7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문을 연 경기도 김포 물류센터를 포함 4개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김슬아 대표는 WSJ 인터뷰에서 "마켓컬리가 선별해 제공하는 제품들을 모두 직접 맛보고 있다"면서 "사업을 다른 제품 영역으로 확장하기보다는 계속 식품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SJ는 마켓컬리 내부 자료를 인용해 마켓컬리 이용자의 재이용률이 60%로 업계 평균(29%)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또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한국의 온라인쇼핑 시장은 올해 규모가 116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온라인시장의 강점으로 자체 물류 시스템을 통한 안정적인 배송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