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희망가(32~34달러) 상단을 뚫은 공모가 35달러로 입성한 데 이어 40% 넘게 치솟으며 49.25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쿠팡은 공모가보다 81.4% 높은 63.50달러로 장을 시작했다. 시가총액이 한때 979억7000만달러(111조원)로 1000억달러를 넘보기도 했다. 이후 주가는 상승폭을 줄여 장 막판 5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야후 파이넌스에 따르면 쿠팡의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으로 886억5천만달러(100조4천억원)를 기록했다. 공모가(630억달러·약 72조원)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약 99조원)를 밑돌았는데 상장 첫날 제쳤다. 국내 상장기업 중 쿠팡보다 시가총액이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시가총액 489조원) 한 곳이다.
쿠팡은 이번 상장으로 45억5천만달러(5조1678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하게 되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당분간 적자를 보더라도 필요한 투자는 계속하고 고용도 5만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의장은 이날 뉴욕·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흑자전환 시점을 언제로 예상하나'는 질문에 "적자라기보다 투자라고 생각해달라"며 "앞으로 공격적, 지속적, 계획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자는 극복해야할 것이라기보다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당분간 인수합병(M&A)은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모든 M&A에 대해 문을 닫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분석과 고민을 통해 옳은 판단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으면 안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기준을 높게 갖고 있다"며 "비즈니스 관점뿐만 아니라 문화적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이미 5만명을 직고용했고 전국 물류센터, 건설 등에서 간접적 고용도 늘렸다"며 "앞으로 5년간 5만명을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을 중시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영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쿠팡의 기업공개는 2019년 우버 이후 뉴욕증시 최대 규모다. 또한 2014년 중국 정보기술(IT)기업 알리바바(1680억달러) 이후 미국에 상장된 최대 규모 외국 기업이 되었다.
쿠팡이 올해 뉴욕증시 IPO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재일동포 기업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상당한 투자이익을 거두게 됐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과 2018년 총 30억달러를 투자함으로써 기업공개 이후 클래스A 기준 지분 37%를 보유하게 된다.
쿠팡의 기업공개(IPO) 대상 주식은 1억3천만주로 NYSE에서 'CPNG'라는 종목 코드로 거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