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부도 위기넘겼으나 지난해 또 적자 내자 법원서 '기업회생 절차'
한국서점인 협의회, 법인 ' 보인 ' 설립해 15억원 마련 위한 주주참여 호소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며 국내 2위 도서 도매업체인 인터파크송인서적 인수에 나선 서점계가 출판계와 작가, 독자들에게 주주로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전국 40여개 중형 서점으로 구성된 한국서점인협의회(한서협)는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점·출판·독자들을 향해 50여 년 역사의 송인서적을 살리기 위한 지원을 호소했다. 한서협 회장인 김기중 삼일문고 대표는 "건강한 책 생태계 유지와 공익성을 갖춘 안정적 도매망 구축을 위해 한서협이 송인서적 인수 작업에 뛰어들었다"며 추가 동참과 응원을 요청했다. 한서협은 송인서적을 인수할 법인으로 ㈜보인을 설립하고 인터파크 측과 협상 중이다.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한 송인서적은 업계 2위의 대형 출판 도매업체이지만 독서 인구 감소 여파로 경영 위기를 겪었다. 과거 두 차례 부도 위기를 겪은 송인서적이 2017년 또 다시 부도를 내자 중소 출판사의 연쇄 부도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인터파크가 업계 상생 차원에서 구원투수로 나서 그해 12월 송인서적을 인수하고 사명을 인터파크송인서적으로 바꿨다. 그러나 2018년과 2019년에도 영업적자가 이어지자 지난해 6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한서협은 "20억원의 자금이 모였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오는 25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데 출자금 15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서협은 소속 서점들을 중심으로 설립한 주식회사 '보인' 이름으로 12일 법원에 인수의향서를 낼 계획이다.
보인 대표인 김기중 삼일문고 대표는 "송인서적의 청산가치는 34억원인데 인수하려면 최소 35억원이 필요하다"며 "송인서적이 청산되면 출판사 2200여 곳과 서점 1천여 곳이 피해를 보고, 남아있는 직원 46명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지역 서점인들이 주체가 돼 동네서점을 살리고, 출판사가 신나며, 작가와 독자가 행복한 도서유통을 목표로 공익적인 회사가 되려고 한다"며 "송인서적이 청산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 대표 외에 이연호 책이있는글터 대표, 송인서적 살리기를 알리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500㎞ 순례 달리기를 한 진오 스님도 함께 했다. 이연호 대표는 "송인서적을 살리는데 동참하겠다는 출판사들이 늘고 있다"며 "오프라인 지역 서점이 사라지면 지방과 수도권의 문화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오 스님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해서 그저 뛰었다"며 "(송인서적) 청산은 쉬워도 되살리긴 어렵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