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수소전기차를 SK가 활용하는 등 '수소생태계' 협력
SK, 5년 안에 액화 수소 플랜트 건설 등에 18조5천억원 투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배터리 회동에 이어 2일 '수소 동맹'을 맺었다.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이날 SK인천석유화학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 참석에 앞서 양 그룹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수소가 지속가능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탄소중립 달성의 필수적 요소라는데 공감하고,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SK그룹 사업장에서 운영 중인 차량 1500여대를 현대차가 생산한 수소전기차로 점차 전환하기로 했다. 수소카고트럭(2022년)과 수소트랙터(2024년) 등 수소상용차를 현대차그룹이 제공하고 SK그룹이 활용하는 방안도 협의했다.
수소와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인천·울산 지역의 물류 서비스 거점인 SK내트럭하우스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1기씩 설치한다. 또한 전국 SK 주유소에 수소충전소와 전기차 급속 충전기(200kW급)를 설치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는 등 SK그룹과 친환경차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SK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사회 실현을 한 발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SK는 수소의 생산과 유통, 소비까지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을 구축하고 수소차 제조 기술을 보유한 현대차가 수소차를 적기에 공급하는 등 양사의 협력 체계를 통해 국내 수소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수소경제위에서 SK그룹이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5년간 18조5천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1단계로 2023년까지 인천시의 '바이오∙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세계 최대 규모인 액화 수소 3만t을 공급한다. 2단계로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t을 추가 생산해 글로벌 1위의 친환경 수소 기업으로 발돋움한다. 액화수소 3만t은 수소 승용차인 넥쏘 7만5천대가 동시에 지구 한 바퀴를 도는데 필요한 양으로 나무 1200만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 저감 효과를 갖는다.
SK E&S는 5천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2025년까지 5조3천억원을 투자해 천연가스(LNG)에서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청정 수소 생산기지를 완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