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9:15 (월)
중국구석구석탐색⑯진시황릉 병마용
중국구석구석탐색⑯진시황릉 병마용
  • 홍원선 이코노텔링 대기자(중국사회과학원박사ㆍ중국민족학)
  • wshong2003@hotmail.com
  • 승인 2019.04.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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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고학 사상 가장 경이로운 발굴 … '수많은 병사'의 얼굴 서로 달라 감탄

 일단 반파유적지 참관을 마치고 오후 관광일정을 마무리하고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가다. 이곳에서 지하철을 탈 때 다른 곳과는 다른 특이한 점이 있었다.

낮 시간에 찾아온 시안 중심지 고루옆 회족 시장 모습.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인파로 붐비는 모습
낮 시간에 찾아온 시안 중심지 고루옆 회족 시장 모습.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인파로 붐비는 모습

보통 짐이나 가방은 엑스레이투시기를 통과시키고 생수통도 별도의 검사장비 위에 올려놓고 검사를 하는데 이곳 반파유적지를 참관하고 돌아가는 길에 반파지하철 역에서는 10대로 보이는 어린 여자직원이 물통을 검사장비에 올려놓지 않고 마셔보라고 한다. 웃으며 마시긴 했지만 만약 물이 아니었다면 어쩔 뻔 했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물처럼 투명한 액체라도 황산이나 염산도 있을 것이고 휘발유 색은 어떤지 모르겠다. 수많은 독성물질이나 위험물질 가운데 물처럼 투명한 것도 많으리라. 어린 여직원의 기지인지 위로부터의 지침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은 독특한 경험이었다.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시안시의 가장 중심가인 고루 뒤의 回民가(회족시장)로 갔다. 며칠 전 처음 시안으로 왔을 때 밤에 회민가를 들렀으나 오늘은 날이 밝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싶어서 가보았다. 사람들은 밤보다 덜 붐볐지만 이곳 특유의 활기는 여전했다. 회족들의 전통음식, 특히 양꼬치구이가 숯불에 타오르면서 보는 사람들의 입맛을 강하게 자극한다.

전통시장의 또 다른 이색풍물은 초상화 그려주기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을 상투를 튼 동양인의 스타일로 그린 그림이 아주 코믹해 보인다. 밑에는 오늘 특별가격으로 그려준다는 글귀도 보인다.
전통시장의 또 다른 이색풍물은 초상화 그려주기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을 상투를 튼 동양인의 스타일로 그린 그림이 아주 코믹해 보인다. 밑에는 오늘 특별가격으로 그려준다는 글귀도 보인다.

지난 번 이곳을 들렀을 때 워낙 붐비고 시장 자체를 구경하느라 먹을 엄두를 못 냈으나 오늘은 꼬치구이를 한번 먹어봤다. 이곳에 양고기꼬치를 꿴 나뭇가지는 붉은 버드나무란 뜻의 홍류나무가지였고 천연의 나뭇가지를 잘라 꿰어 아주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여기에 제법 굵은 양고기가 꿰어져 있고 숯불에서 지글지글 익고 있는 것이 보기에 아주 먹음직스럽다. 그러나 실제 고기 맛을 보니 이전에 경험한 양고기와는 달리 상당히 질겨서 먹기에 그다지 좋지 않았다. 원래 꼬치구이는 신장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먹고 전국적으로 많이 전파되었으나 그렇다고 위구르족이나 회족만이 꼬치구이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인구구성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한족이 훨씬 더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꼬치구이에 바르는 양념은 전국적으로 거의 평준화되어 있지만 동북이나 북경 등지에서 간혹 우리 중국동포들이 운영하는 꼬치구이집이나 포장마차에서는 고추장양념을 발라 굽기도 한다. 필자에게는 우리 고추장을 바른 꼬치구이가 훨씬 입맛에 맞았다.시간상의 제약과 수년전 시안을 방문했을 때 이미 진시황 병마용과 당의 현종과 양귀비의 러브스토리가 얽혀 있는 화청지는 이미 둘러보았으므로 당시의 기억을 더듬는 것으로 대신한다. 병마용은 진시황 병마용으로 간단히 진용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른바 俑이란 고대 왕족이나 귀족의 무덤에서 부장품으로 출토된 것들로 흙으로 만든 각종 형상물을 의미하고 병마용은 글자 그대로 주로 인물( 병사 )과 말의 형상으로 빚은 토기들이다.

엄청나게 많이 썰어둔 양고기를 홍류나무 가지에 꿰기 바쁜 양꼬치구이집 종업원의 모습
엄청나게 많이 썰어둔 양고기를 홍류나무 가지에 꿰기 바쁜 양꼬치구이집 종업원의 모습

이곳 병마용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74년으로 진시황릉의 동쪽 1.5km지점으로 이곳에서 진시황릉의 부장품이 발견되었다. 이어 1987년 진시황릉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이는 지난세기 세계 고고발굴사상 가장 경이로운 발견으로 평가되었다. 진시황 병마용은 달리 표현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군사박물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다지 틀린 말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진시황릉 내에는 모두 3개의 병마용 갱이 있고 갱내에 발견된 토용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무사(병사)용이고 이들의 평균 신장은 1.8m 정도에 이른다. 키가 큰 용은 1.9m이상의 토용도 보인다. 이들 무사의 손에는 활과 석궁, 긴 창, 창, 칼, 큰 도끼 등이 들려있고 이들 청동기 무기 모두 방부처리가 되어 있어 발굴될 당시 새것처럼 밝게 빛났다고 한다. 이들 토용의 얼굴형, 몸매, 표정, 눈썹과 눈 그리고 연령 등은 모두가 서로 달랐고 생동감이 넘쳐 흘려 시간을 두고 여전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진이 6국을 통일한 후 전국에서 징병제를 실시, 병력들이 전국에서 모여들게 되면서 아마도 그들의 얼굴형과 표정 그리고 연령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나게 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진시황 당시 이들 토용을 제작한 장인들의 뛰어난 공예솜씨가 상당하다는 점을 우리는 평가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많은 병마용이 각기 다르다는 점에 더해 이들의 표정이 자연스럽고 또한 생기가 넘친다는 점에서 이들 작품의 예술성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병마용의 발굴로 우리는 과거 2천여년 이전의 청동기 병기( 무기)체계를 더 잘 알 수 있게 됐고 무기 표면의 방부처리기술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하게 되어 중국 고대의 과학기술사에 대한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많이 보충할 수 있었다고 한다.

회족시장내의 과자류를 만드는 가게의 모습. 엿가락을 늘이는 것이 눈길을 끈다.
회족시장내의 과자류를 만드는 가게의 모습. 엿가락을 늘이는 것이 눈길을 끈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진시황은 13세에 즉위했고 승상 이사의 건의에 따라 능원을 설계 건설하기 시작했다. 진시황이 성인이 된 이후 건축규모를 확대했고 그가 죽고 2년이 지나 왕릉은 준공되었는데 이는 무려 39년이 시간이 소요된 것이었다. 1974년 이곳에 거주하는 촌민에 의해 진시황 병마용이 발견되었고 이로서 지하에 잠자고 있던 2000여년 이전의 진시황 병마용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고 중국 당국은 1975년 바로 발굴현장에 박물관을 지어 1979년부터 국내외 참관자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2009년 6월 진시황 병마용 1호갱에 대한 대규모 발굴이 시작되고 1호갱 북쪽 부분에서 채색 병마용이 출토되었으나 애석하게도 출토 후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산화로 탈색되었다. 현재까지 모두 4개 병마용 갱이 발굴되었으나 4호갱에서는 병마용이 발굴되지 않았고 다만 진흙만 차 있었다. 아마도 진 말기에 농민들의 반란 등으로 4호갱은 제대로 건설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학계는 분석하고 있다.

병마용 인근에 있는 시안의 또 하나 이름 높은 관광지는 화청지다. 화청지는 다른 말로 화청궁으로 부르기도 하며, 시안시의 여산 북록에 자리잡고 있다. 남쪽은 여산, 북쪽은 위수를 바라보고 있는 곳으로 온천지로 유명해 고대 중국 왕조 주, 진, 한, 수, 당 등의 통치자들의 離宮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필부인 여행객의 눈에는 그저 주변 산수와 양귀비의 소상 그리고 현종과 양귀비가 목욕을 했다는 욕탕만 눈에 들어올 뿐 그다지 큰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는 못하겠다. 화청지를 품고 있는 리산은 친링산맥의 한 줄기로 해발고도는 1302m이고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봉화대를 비롯해 각종 고대의 정자와 다리 그리고 동굴 등이 포진한 경승지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대 중국 역대왕조의 황실 휴양지로서 역할을 리산이 수행했고 지금도 많은 중국인들이 시안의 더위를 피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기 위해 리산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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