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부터 시장조사…'엔진차량 실패' 거울삼아 이미지쇄신 전략
현대자동차가 연료전지차(FCV)와 전기차(EV)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10여년 전 철수했던 일본 시장에 다시 진출한다. 이에 따라 오는 2022년에는 현대차의 수소전지 연료차 '넥쏘'가 오른쪽에 핸들을 장착한 모습으로 일본 거리를 달릴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2년 일본 시장에 FCV 모델인 '넥쏘'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01년 도요타자동차 등 토종 자동차 메이커들이 철벽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일본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낮은 지명도와 브랜드 파워로 고전하다가 2009년 철수했다.
현대차는 일본시장에 다시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부터 시장조사를 했다. 이를 통해 엔진차량으로는 일본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FCV나 EV 메이커의 강점을 내세우면 새 브랜드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구입 보조금을 올리는 등 전기차 보급 촉진 정책을 펴고, 수소충전소와 EV 충전기 등 관련 인프라가 급속히 확충되는 점도 현대차의 일본시장 재진출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30년대 중반까지 국내 판매 신차를 전부 하이브리드·EV로 전환하는 방향을 조율하고 있다.
닛케이는 현대차가 다시 진출하는 일본시장에서 FCV와 EV에 특화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넥쏘를 2022년 먼저 출시하기 위해 일본시장 판매에 필요한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EV로는 한국시장 등에서 이미 판매 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코나 일렉트릭' 외에 내년 이후 출시할 예정인 EV 신모델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현대차는 그전 일본 내 판매망 활용을 검토하면서 단계적으로 정비해 나갈 방침이다.
닛케이는 현대차의 2019년 세계 자동차 판매가 719만대(기아차 포함)로 세계 5위였다고 소개했다. 특히 FCV에선 75%의 점유율로 세계시장을 장악해 '미라이'를 판매하는 도요타를 앞섰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가 EV로 2025년까지 23개 차종을 내놓을 계획을 잡고 있는 등 EV 쪽으로 급속히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