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진영(24)선수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고 선수의 메이저대회 첫 우승이다. 한국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박지은(2004년), 유선영(2012년),박인비(2013년), 유소연(2017년)에 이어 고 선수가 다섯 번째다. 우승상금은 45만 달러(약 5억1천만원)이다.
고진영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6천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기록,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했다.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시즌 2승, 투어 통산 4승째를 달성해 LPGA데뷔 2년차에 절정의 기량을 과시해 앞으로 그의 활약에 거는 기대가 커질 전망이다. 현재 고진영 선수는 상금순위와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신인상 수상자 고진영은 올해 6개 대회에 나와 우승과 준우승 각 2회씩 기록했고 3위에도 한 번 오르는 등 엄청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고 선수는 웬만한 위기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샷을 보여 선수들 사이에선 그를 '부처님'으로 부르기도 한다.
고진영은 3라운드에서 선두로 치고 올라섰고 마지막날까지 1위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4라운드에서 김인경(31)에게 1타 앞선 단독 선두였던 고진영은 2번 홀(파5)에서 버디를 넣고 김인경은 3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3타 차로 달아났다. 5번 홀(파3)에서도 한 타를 더 줄이며 공동 2위권에 4타 차 선두로 나가 일찌감치 수월한 우승이 점쳐졌다.
하지만 후반라운딩에 들어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13번과 15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 2위 이미향(26)에게 1타 차로 쫓기게 됐다. 하지만 고진영은 곧이은 16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다시 2타 차로 달아나 이미향의 추격세에 제동을 걸었다. 그리고 마지막 홀에서 3미터가 넘는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18번홀 주변의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한편 2라운드까지 선두권을 유지했던 세계랭킹 1위인 박성현은 3.4라운드에 연속 부진해 4오버파 292타로 공동 52위에 그쳤고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박인비(31)는 7오버파 295타로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