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정리 등 분리 절차 완료되면 새 지주사는 분리
구본준 고문 몫으로 떼네는 수순의 그룹 분할 성격
구광모 LG회장의 사업재편과 계열분리 마무리돼

LG그룹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실리콘웍스 등 5개 사 중심의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한다. 이를 통해 기존 지주사 ㈜LG와 신규 지주회사가 내년 5월부터 독립경영에 들어간 뒤 LG그룹과 구본준 ㈜LG 고문과의 계열 분리를 추진한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LG의 13개 자회사 가운데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를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계획을 의결했다. '㈜LG신설지주'는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하고, LG상사 산하의 물류회사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설립된다.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 모두 현재 지주회사와 상장회사 체제를 유지하도록 ㈜LG의 자회사 가운데 상장 자회사인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및 비상장 자회사인 LG MMA 출자 부문을 인적 분할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LG가 0.912, 신설되는 ㈜LG신설지주가 0.088이다.
사내이사는 구본준 LG 고문이 대표이사를 맡고,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로 구성했다. '㈜LG신설지주'는 앞으로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구본준 고문이 새로운 신설 지주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신설 지주사를 이끌면서 LG그룹은 당분간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 지주사와 구본준 고문의 ㈜LG신설지주 양대 체제로 운영된다. '한 지붕 두 경영'인 셈이다.
이는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를 위한 수순이다. 내년 5월 신설 지주사 설립 후 계열 분리에 필요한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신설 지주는 LG그룹에서 분리된다. 구 고문은 LG 지주사인 ㈜LG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총액 기준 1조원 정도다.
LG그룹은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지주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영역을 더욱 전문화할 수 있는 구조로 조속히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주사 분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주사 분리로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추진해온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연료전지·수처리·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은 매각 등 축소하는 한편, 배터리·대형 OLED·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해왔다. 분할 이후 존속회사인 ㈜LG는 그룹의 핵심인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