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2:55 (금)
[손장환의 스포츠史說] 히딩크의 행운과 벤투의 앞날
[손장환의 스포츠史說] 히딩크의 행운과 벤투의 앞날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0.11.23 09:2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스트리아 원정서 불신감 지우려던 벤투 감독, '대표팀 코로나 감염'으로 무산
협회가 나서 외풍 막아줬던 히딩크에는 현직 외교관을 언론담당관으로 붙여줘
사진=거스 히딩크 홈페이지.
사진=거스 히딩크 홈페이지/이코노텔링그래픽팀.

한국축구대표팀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은 오스트리아에서 11월15일 멕시코(2-3패), 17일 카타르(2-1승)와 A매치를 치렀다. 정말 오랜만에 성사된 A매치였지만 이후 황희찬 등 선수 7명과 스태프 3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때문에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 일정도 연기되고, 훈련도 못하는 등 엉망이 된 상태에서 카운터펀치를 맞은 셈이다.

그동안 큰 신뢰를 받지 못한 파울로 벤투 감독으로서는 만회할 기회조차 사라지는 느낌이다. 앞으로 그의 험난한 앞길이 예상된다.

한국 축구는 모든 면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월드컵 4강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성적을 내버렸으니 당연한 결과다.

감독을 거론할 때마다 생각나는 인물이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축구팬이 아니라도 히딩크는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히딩크는 정말 천운을 타고 난 행운아다. 모든 조건이 히딩크 영웅 만들기에 충분했다. 개최국 감독이 된 것 자체가 행운의 시작이었다. 개최국은 자동 출전이기에 다른 감독들처럼 예선전에 힘을 쏟지 않았다. 4년을 오롯이 본선을 대비한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기술위원장이 이용수였다. 이용수는 당시 정몽준 회장에게 전권을 약속받은 후 국내 축구계의 모든 외풍을 막아줬다. 히딩크 감독의 확실한 '바람막이'였다. 당시에는 외국인 감독에 대한 주문과 견제가 엄청날 때였다. 직전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조중연 기술위원장이 차범근 감독과 거의 원수지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더 중요한 것은 언론담당관이 따로 있었다는 점이다. 언론담당관 제도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지금까지 없는 제도다. 현직 외교관을 불러서 1년 넘게 기자들만 상대하게 한 것은 히딩크에게 주어진 엄청난 특권이었다.

축구광이기도 한 허진 담당관은 언론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잘 조율함으로써 히딩크 감독이 기자들에게 시달리지(?) 않게 해주었다. 히딩크 감독은 아예 기자들과 만나지 않았다.

사실 대표팀 감독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다. 온갖 질문에 답해야 하고, 선수 선발이나 교체, 작전과 훈련 등의 문제에 대해 견제와 비판을 견뎌야 한다. 94년 미국월드컵 때의 김호 감독이나 차범근 감독이 기자들에게 시달린 것은 유명하다.

국가적인 전폭적인 지원과 개최국 이점. 앞으로 어떤 감독도 이런 행운을 얻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언제 다시 월드컵을 개최할 지도 미지수지만 설사 개최한다 하더라도 2002년과 같은 전폭적인 지원은 기대할 수 없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벤투 감독은 당장 아시아 2차 예선과 최종예선을 통과해야 하는 숙제를 앞두고 있다. 성적에 따라 중간에 경질될 수도 있고, 예선을 통과한다 해도 본선에는 다른 감독이 나갈 수도 있다.

2002년에 비해 지원은 줄어들고, 국민의 눈높이는 높아진 만큼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누가 와도 힘든 자리가 됐다. 여전히 히딩크가 부럽다.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조양연 2020-11-23 19:03:26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화이팅!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 이겨라!⚽️

  •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 229번지 (서울빌딩)
  • 대표전화 : 02-501-63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재열
  • 발행처 법인명 : 한국社史전략연구소
  • 제호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 등록번호 : 서울 아 05334
  • 등록일 : 2018-07-31
  • 발행·편집인 : 김승희
  • 발행일 : 2018-10-15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코노텔링(econotelling).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unheelife2@naver.com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장재열 02-501-6388 kpb11@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