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조5천억원 유상증자 통해 인수금 마련…産銀은 지분 확보
대한항공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고, 궁극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흡수 통합하게 된다.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16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세계 항공업계가 경영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1조8천억원으로 내년 2조5천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칼은 산업은행과의 계약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천억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천억원 등 8천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아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산업은행은 사태의 긴급성을 고려해 8천억원을 미리 대한항공에 대여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 영구전환사채 3천억원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5천억원에 대한 계약금 3천억원도 지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이사회에서 대한항공과의 신주 인수계약 체결에 따라 1조5천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했다. 신주인수계약에 따른 주당 신주 발행가격은 1만1400원이고, 발행 신주 수는 1억3천주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7월 21일이다.
대한항공의 계약금 등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영구채 3천억원으로 자본을 추가 확충해 재무구조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출자하는 방식을 택한 것에 대해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분을 유지해 안정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천억원을 투자하면서 보유하게 될 신주는 의결권 있는 보통주다. 산업은행은 이를 통해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구조 개편을 감시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세계 10위권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로 도약하게 된다. 인구 1억명 이하 국가는 대부분 하나의 국적항공사를 갖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도 글로벌 항공사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양사 통합을 통해 노선 운영 합리화와 원가 절감 등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