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자금조달위한 상장 유력…안전성 확보 등 과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안이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소액 개인주주들이 반대하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투표 결과 주총 참가 주식 중 82.3%, 의결권 기준으로는 63.7%의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산업 특성에 최적화한 효율적인 운영구조를 갖추기 위해 배터리 신설법인을 출범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지 25년 만에 별도 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키는 것으로, 2024년에는 현재의 13배인 매출 30조원 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이 신설 LG에너지솔루션의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가 이뤄진다. 신설법인 성장이 모회사인 LG화학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전지 재료사업 연관 영역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물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제조에 그치지 않고 관리, 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 운송수단(E-platform) 분야 세계 최고의 에너지솔루션 기업을 목표로 한다.
LG화학 최고경영자(CEO) 신학철 부회장은 주총에서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배터리 사업 특성에 최적화한 경영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한다"며 "분할을 통해 LG화학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활용해 적기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일 계획이다. LG화학의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다른 부문은 그동안 배터리 사업 투자 확대로 야기된 재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시장에선 LG화학이 배터리 분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대규모 자금 조달과 전기차 화재 관련 안전성 논란, 반대 주주 달래기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는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해 신주를 발행하면 10조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회사는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상장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 화재로 촉발된 안전성 논란도 신설법인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LG화학은 배터리 제조 결함을 부인하며 현재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코나 배터리 교체비용을 LG화학이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원인 규명과 별개로 안전성 이슈는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SK이노베이션과 국내외에서 벌이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송전, 분사 과정에서 제기된 분사 반대 여론 달래기도 숙제다. LG화학은 이날 오후 주주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배터리 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하고 기존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이 주주분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