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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환의 스포츠史說] 몸 값 증명한 '무키 베츠'
[손장환의 스포츠史說] 몸 값 증명한 '무키 베츠'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0.10.28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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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32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1등 공신역할
수비땐 홈런성 볼 슈퍼캐치… 승부처에선 적시타 날려
올 '12년 3억6500만 달러' 고액연봉 계약해 투자 적중
자료=LA 다저스.
오른쪽 위 사진(무키 베츠),자료=LA 다저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가 우승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최근 몇 년간 최강의 실력을 자랑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1988년 이후 무려 32년 만의 우승이니 그 감격이 남달랐을 것 같다.

다저스의 우승 요인으로 포스트시즌만 되면 죽을 쑤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호투, MVP에 오른 코리 시거의 맹타 등을 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무키 베츠를 최고 수훈선수로 꼽고 싶다.

다저스는 올 2월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있던 베츠를 영입했다. 베츠는 2018년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아메리칸리그 MVP에 올랐던 선수다. 1992년 생으로 아직 20대 임에도 벌써 올스타 4회, 골드글러브 4회의 기록을 갖고 있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의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2017년에는 투수 다르빗슈 류, 2018년에는 거포 매니 마차도를 영입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올해 다시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영입한 선수가 바로 베츠였다. 다저스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베츠를 잡기 위해 12년 3억6500만 달러(약 4300억 원, 평균 연봉 350억 원)라는 거액 연봉계약을 했다.

총액 기준으로 역대 2위 기록이다. 1위는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12년 4억2650만 달러.

프로 선수들이 연봉 계약을 할 때 종종 '적정 연봉'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곤 한다. 사실 '적정'의 기준은 입장에 따라 다르다. 선수는 많이 받고 싶고, 구단은 적게 주고 싶은 게 당연하다. 간혹 우승 욕심이 크고,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구단에서 과한 돈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건 그쪽 사정이다.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다만 터무니없이 몸값을 하지 못하는 선수에게 '먹튀'라고 욕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베츠는 첫 시즌에 이미 자기 몸값을 증명한 선수가 됐다. 175cm, 82kg의 체격은 메이저리그 선수치고는 왜소하다. 하지만 타격과 수비 모두 탁월하고, 발도 빠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1승3패로 끌려가던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4승3패 역전승할 수 있었던 것은 베츠의 수비 덕이 컸다. 베츠는 6차전과 7차전에서 잇달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 타구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주자로 나갈 때마다 도루를 성공시켜 상대 수비를 흔들어놓았다.

우승을 확정지은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도 0-1로 끌려가던 6회말 2루타를 치더니 1루 땅볼 때 홈으로 쇄도해 2-1 역전 득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 점차 불안한 리드를 하던 8회 말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쳐냈다.

평소에 잘 하는 것과 결정적인 때 잘 하는 것은 '가치'가 다르다. 32년 만에 꿈에 그리던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 구단은 베츠에게 쏟아 부은 3억6500만 달러가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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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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