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빨리 발표되는 실물 경제지표에서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위기 경고음이 더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8.2% 감소한 47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별 수출액은 지난해 12월 1.7%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올 1월 -6.2%, 2월 –11.4%, 3월 –8.2% 등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이 넉 달 연속 감소한 것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산업부는 3월 수출이 반도체 가격 하락 및 중국의 경기 둔화 지속, 조업일 하루 감소(지난해 23.5일→올해 22.5일) 등 요인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수출이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함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이 16.6% 급감했고, 석유화학도 10.7% 감소했다. 20대 품목 가운데 선박(5.4%), 플라스틱제품(3.6%), 바이오헬스(13.0%), 2차전지(10.2%) 등 4개를 제외한 16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3월 중 15.5% 줄어드는 등 5개월 연속 감소했다.
3월 수입액은 전년대비 6.7% 감소한 418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52억2000만달러로 86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무역수자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적자는 면했지만, 지난해 월평균 무역흑자(59억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무역수지 악화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수출입동향은 매달 1일 나오는 정부 공식통계로 순차적으로 발표되는 산업활동동향을 비롯해 고용통계, 경상수지 등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이미 생산․투자․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3월 수출입동향의 악화는 다른 주요지표들의 지속적인 악화를 예고한다.
산업부는 3월 수출감소율이 한자릿수로 둔화된 점을 들어 4월 수출은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인데다 미국-중국간 무역분쟁의 여파로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 미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대로 하락하리란 비관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글로벌 경기 또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대외 경제여건이 나아지기는커녕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곳곳에서 커지는 위기 경고음을 가벼이 듣지 않고, 비상한 각오로 만반의 위기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