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나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벤처캐피털 세계' 지향한 기존 매체와 딴 길
에릭 슈밋 구글 전 회장의 딸인 소피 슈밋(33)이 정보기술(IT) 분야 비영리 온라인 매체인 '레스트 오브 월드'(Rest of World)를 지난 5월 창간해 운영 중이라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스트 오브 월드는 기존 IT 매체가 거의 다루지 않던 국가의 기술과 기술이 미친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나이지리아에서 화상회의 서비스 줌을 활용해 사형선고를 내린 사례, 케냐의 한 지역사회에서 경기침체에 대비해 도입한 가상화폐, 벨라루스 대선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를 텔레그램을 통해 이끈 대학생 등을 기사화했다.
슈밋은 이 매체를 자신의 인생 프로젝트라면서 "보도할 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지역에 사는 이들이 30억∼40억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IT 매체는 전통적으로 금융이나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춰 벤처캐피털 세계를 지향했다"며 "우리는 그런 모델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슈밋은 이 매체를 위해 이미 자신의 가족신탁에서 600만달러(약 70억5천만원)를 투자했다. 향후 10년간 6천만달러(705억원)를 더 투자할 계획이다. 슈밋은 이 매체를 팔거나 유료 구독자를 받을 계획이 없다며 전적으로 매체 운영비용을 자신이 댈 것이라고 밝혔다.
슈밋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MBA(경영학석사)를 거쳐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행정학 박사를 취득했다. 레스트 오브 월드를 창간하기 이전에 중국 샤오미, 모비그룹 등에서 일했다.
레스트 오브 월드의 직원은 현재 30명이다. 아누프 카플 편집장은 "실리콘밸리 바깥에서도 기술 생태계가 조성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매체의 편집 방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