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1차 라운드를 통과해 2차 라운드에 진출한다.
WTO 사무국은 18일 오전(제네바 현지 시간) 이런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8개국 후보자가 7월부터 9월 초까지 경합한 결과 1차 라운드에서 한국을 포함한 나이지리아, 케냐,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 5개국 후보자들이 2차 라운드에 진출했다. 지지도가 낮은 멕시코, 이집트, 몰도바 등 3개국 후보자들은 탈락했다.
이에 따라 유 본부장은 영국의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 경제·기획부 장관,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문화부 장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은행 전무와 최종 라운드 진출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2차 라운드에서는 5명의 후보자에 대한 회원국 간 협의 절차를 거쳐 최종 2인의 후보자가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다. 회원국별로 2명의 후보만 선호를 표시할 수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2차 라운드는 오는 24일부터 10월 6일까지 진행된다. 그 이후 일정은 선출 절차를 주관하는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WTO 회원국들과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 결정은 11월 초순 나올 전망이다.
산업부는 "유 본부장의 2차 라운드 진출은 현직 통상장관으로서 유 본부장의 자질과 전문성, K-방역 등 코로나19의 성공적인 대응 과정에서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 초기부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한 협업과 지원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선거기간에 유 본부장은 제네바 등 유럽 현지를 두 차례 방문하고 미국을 찾는 등 140여개 회원국의 장관급 및 대사급 인사와 접촉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번 선거는 호베르투 아제베두 총장이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지난 5월 사퇴를 선언해 진행됐다.
WTO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세계적인 보호무역 추세,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통상 차질과 경기침체로 난제에 직면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쟁 해결 방식이 지나치게 중국에 친화적이라며 사실상 WTO를 보이콧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WTO 판사 임명을 거부해 항소기구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탈퇴를 불사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WTO의 새 수장은 경제대국들의 이견을 조율해낼 조직 개혁과 함께 자유무역을 촉진해 세계경제 회복에 기여해야 하는 중책을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