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투자한 이스라엘의 차세대 의료장비 기술기업 '나녹스(Nano-x)'가 21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 나스닥에 상장했다. 나녹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X-ray 기술을 토대로 기존 X-ray 장비보다 가격과 성능이 우월한 의료장비 '나녹스.아크(Nanox.Arc)'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300만달러(약 273억원)를 투자한 나녹스가 '신흥성장기업(Emerging Growth Company)' 자격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고 23일 밝혔다. SK텔레콤은 나녹스의 특수관계인(창업자 및 최고경영진)에 이은 2대 주주(주식 260만7466주 확보)로 경영과 글로벌 사업 전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나녹스 핵심 반도체 제조공장(FAB)을 한국에 건설하고, 5G·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공동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해외 반도체 스타트업과 협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녹스를 발굴했고, 기술력을 검증한 뒤 투자해 주식 260만7466주를 확보했다.
SK텔레콤은 "해외에서도 나녹스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나스닥 기업공개가 이뤄졌다"며 "나녹스와 함께 차세대 의료기술, 5G·AI를 융합한 결과물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나녹스 주가는 21일 상장가 18달러에서 종가 21.7달러로 20.56% 올랐다.
나녹스는 2011년 이스라엘 네베일란(Neve Ilan)에서 설립됐다. 최고경영자(CEO)는 란 폴리아킨(Ran Poliakine)이다. 주요 전략적 투자자로는 SK텔레콤, 후지필름, 폭스콘 등이 있다.
나녹스의 핵심 기술인 '반도체 기반 디지털 X-ray'는 일반 X-ray 촬영기기와 다르다. 일반 기기는 구리와 텅스텐 등으로 구성된 필라멘트를 최고 2000℃로 가열하여 전자(Electron)를 생성하고, 이를 빠르게 회전하는 애노드(Anode)로 쏘아 보내 X-ray를 발생시킨다.
이와 달리 나녹스의 디지털 X-ray는 손톱 크기의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해 반도체 속 약 1억 개의 나노 전자방출기를 디지털 신호로 제어해 찰나에 전자를 생성하고, X-ray로 전환하여 촬영한다.
나녹스의 디지털 X-ray 기기는 아날로그 제품보다 더 선명한 화질로,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촬영이 기능하다. 방사능 노출 시간을 기존 기기의 30분의 1로 줄이면서 가슴을 누르는 통증 없는 비접촉 X-ray 촬영도 가능하다.
1회 촬영 비용이 기존 기기의 10%에 불과해 소형 의원이나 의료비 부담이 큰 국가에서 X-Ray 및 CT 촬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기존 X-ray 촬영장비에 들어가는 대형 냉각 장치가 필요 없어 기존 1톤 무게의 장비를 200Kg 수준으로 경량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병원 내부 등 특수 환경에서만 설치가 가능했던 X-ray 및 CT 촬영 장비를 앰뷸런스나 간이 진료소에도 설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