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를 빚으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도 넘게 59주 연속 상승했다. 개정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전세 계약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고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자 집주인들이 미리 보증금을 올려 받으려 드는 여파다.
한국감정원이 13일 발표한 8월 둘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4%를 기록했다. 전주(0.17%)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0.10%를 넘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주간 기준 59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은 "전세 매물이 부족해 수급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고 보증금을 크게 높여 불러 가격이 불안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주에 이어 고가 전세가 많은 강남 4구가 서울 전셋값 상승을 이끌었다. 강동구(0.24%)는 지난주(0.31%)에 이어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크게 올랐다. 지난주 상승률이 0.30%였던 강남구와 송파구는 이번 주 각각 0.21%, 0.22%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서초구도 지난주 0.28%에서 이번 주 0.20%로 오름폭이 줄었다.
1만 가구에 육박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전세 물건이 10여건에 불과하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이 전했다.
강남4구에 이어 고가 전세가 많은 마포구(0.19%), 용산구(0.15%), 성동구(0.17%)에서도 전셋값 상승이 이어졌다.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0.10%), 도봉구(0.06%), 강북구(0.16%)나 금천구(0.10%), 관악구(0.15%), 구로구(0.12%)의 전셋값 상승도 계속됐다.
경기도 전셋값은 0.23% 상승해 지난주(0.29%)보다 오름폭은 다소 줄었다. 수원 권선구(0.53%)는 호매실지구 신축 위주로, 용인 수지구(0.20%)는 신분당선 역세권 단지 위주로 오르는 등 대부분 지역이 상승했다. 파주시(-0.05%)는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하락했다.
인천(0.03%)도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0.02%포인트 낮아졌다. 부평구(0.13%)와 계양구(0.05%)는 상승했으나 연수구(-0.08%)는 송도신도시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하락폭이 커졌다. 지방 전체적으로 보면 전셋값 상승률은 0.17%로 지난주(0.18%)보다 상승폭이 감소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 주 0.02% 올라 지난주(0.04%)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감정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율을 인상한 7·10 대책과 8·4 공급대책 발표 영향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며 매매시장은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4구 중 서초·송파구는 지난주 0.02% 상승에서 이번 주 보합(0.00%)으로 돌아섰다. 강남구와 강동구는 둘 다 지난주 0.02%에서 0.01%로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에서 지난주보다 이번 주에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더 높은 단지는 없었다.
세종시는 행정수도 이전 논의 등 영향으로 이번 주에도 아파트값이 2.48% 급등하며 지난주(2.77%)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크게 올랐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31.6% 폭등했다. 연초 3억원 수준이던 아파트가 지금은 4억원, 6억원 아파트가 8억원 수준까지 급등한 상태다.
세종시의 전셋값은 이번 주 2.20% 올라 지난주(2.41%)에 이어 2% 넘게 올랐다. 전셋값 역시 올해 들어 21.8%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