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러닝메이트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해리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면서 "해리스는 소시민을 위한 두려움 없는 싸움꾼이며, 이 나라의 가장 훌륭한 공직자"라고 소개했다. 바이든은 이날 지지자들에게 해리스 지명을 알리며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함께, 여러분과 함께, 우리는 트럼프를 이길 것"이라고 적었다.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 검사장,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등을 지낸 검사 출신 정치인이다. 초선 상원의원으로 이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면서 중도 사퇴했다. 오는 11월 3일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기면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이자 흑인 부통령이 된다.
바이든은 올해 초 민주당 경선후보 TV토론회에서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하겠다고 밝혔었다. 지난 5월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폭력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졌고, 이를 계기로 부통령 후보로 흑인을 지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이런 정치적 흐름 속에서 해리스 의원 외에 수잔 라이스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 카렌 배스 하원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이들 흑인 여성 정치인 외에도 바이든이 지난 주 만난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민주당 내 진보그룹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물망에 올랐다.
오는 17일 시작되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바이든이 장고 끝에 해리스를 지명한 것은 우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상대로 할 때 전투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부통령 후보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54세인 해리스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 후보(77세)라는 자신의 가장 큰 약점인 '나이'를 보완할 수 있다. 해리스는 여러 차례 선거를 통해 토론 및 연설 능력을 검증받았다. 트럼프가 '졸린 조'라고 비난하는 바이든의 어눌한 말솜씨를 보완할 수 있다. 인신 공격에 능한 트럼프에 비해 네거티브 공격에 취약한 바이들은 보완하는데도 적임자라는 평가다. 해리스는 민주당 경선 당시 바이든을 가장 공격적으로 몰아붙인 후보였다.
해리스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국 내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른 인종차별 문제에 있어 공화당의 트럼프-펜스 후보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후보다. 해리스는 흑인 아버지와 아시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아버지가 자메이카 출신이어서 중남미 출신 유권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 거론돼온 러닝메이트 후보 중 인종적 다양성, 대중적 인지도 등을 감안할 때 표 확장성이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젊고 의욕적인 해리스의 성향 때문에 "자기 정치를 할 것"이라는 점이 부정적인 측면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바이든이 집권할 경우, 4년 후 재선에 도전할 때는 그의 나이가 80대다. 이번 부통령 후보는 차기(2024년)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해리스의 이런 성향은 배척 사유로 지적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