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3 05:30 (목)
이스타항공 청산으로 가나…1600명 실직 비상
이스타항공 청산으로 가나…1600명 실직 비상
  •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 kpb11@hanmail.net
  • 승인 2020.07.24 0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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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인수계약 해제 공식선언
자본 잠식에 체불임금 등 해소난망
편법증여 의혹 등 경영정상화 먼길
제주항공이 지난 3월 체결한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함에 따라 국내 항공산업의 첫 인수·합병(M&A)이 결렬됐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제주항공이 지난 3월 체결한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함에 따라 국내 항공산업의 첫 인수·합병(M&A)이 결렬됐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제주항공이 지난 3월 체결한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함에 따라 국내 항공산업의 첫 인수·합병(M&A)이 결렬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최악의 항공업계 상황과 인수 과정에서 양쪽의 견해차가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자력 생존이 힘든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고, 이스타항공 직원 1600여명은 무더기 실직 위험에 처했다. 인수 무산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두 업체의 법적 분쟁도 뇌관으로 남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본점으로 설립한 LCC다. 이스타항공은 2014년까지 새만금관광개발이 지분 49.4%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다. 새만금관광개발은 이 의원이 사장을 지낸 KIC그룹의 계열사다. 이 의원은 2012년까지 이스타항공그룹 총괄회장을 맡았으나 19대 국회의원(2012∼2016년)을 지내는 동안 형인 이경일 전 KIC그룹 회장에게 이스타항공 경영권을 넘겼다.

이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2016∼2018년 이스타항공그룹 회장을 다시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 직능본부 수석부본부장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을 지내다가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자본금 3천만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가 수개월 뒤 이스타항공의 지분 68.0%를 사들여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66.7%)과 딸(33.3%)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당시 아들은 10대, 딸은 20대였다.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는 이스타항공에서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에 이어 브랜드마케팅본부장(상무)을 역임했다가 이달 1일자로 이스타항공의 브랜드마케팅본부장직에서 사임했다. 이와 관련해 1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이스타항공의 주식매입 자금을 확보한 경로 등을 놓고 페이퍼컴퍼니 논란과 불법 승계 의혹이 불거졌다.

올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상 초유의 '셧다운'에 돌입하며 경영난이 악화했지만 이스타항공의 재무 건전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스타항공이 2012년 4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1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림회계법인은 "이스타항공이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84억원과 2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2011회계연도 말 기준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를 206억원 초과해 자본 전액 잠식 상태에 빠졌다"며 "계속기업에 대한 중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3월 제출된 2016년 말 기준 이스타홀딩스의 감사보고서에서는 회사가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표,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 등 감사에 필요한 주요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사 의견을 거절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 최초로 최신 기종인 B737 맥스 항공기를 도입하며 공격적 경영을 펼쳤지만, 해외에서 잇따른 추락 사고로 지난해 3월부터 B737 맥스가 운항을 중단하며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일본 여행거부 운동 확산과 환율 상승 등 악재에 유가가 들썩이며 경영난에 시달린 탓에 지난해 9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 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번 인수 무산으로 자력 회복이 불가능한 이스타항공은 결국 파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에 돌입해도 기업회생보다는 청산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이 의원 일가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데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3의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스타항공 직원 1600명은 그동안 인수 성사를 위해 임금 반납에도 동의하며 고통을 분담하려고 했지만 끝내 대량 실직 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파산을 막기 위해 전북도의 자금 지원, 제3 투자자 유치, 국내선 운항 재개와 순환 무급휴직 등듸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는 "아직 구체적으로 지원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셧다운' 장기화로 이스타항공의 항공운항증명(AOC) 효력이 정지된 만큼 국내선 운항을 재개하려면 국토부에 최소 3주 전에 갱신을 요청해야 한다. 이 또한 조업료와 정유비 등으로 300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상태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이 계약 해제 책임을 제주항공에 돌리며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혀 향후 계약이행 청구소송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법정관리 돌입이나 투자자 유치에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법정 관리에 돌입해야 채무가 동결되거나 조정될 가능성이 있는데 양측의 갈등이 이어지고 소송전으로 가게 되면 미지급금은 더 쌓이고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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