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조사 … 서울 상승폭 0.06→0.11% 더욱 커져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투자 수요가 다시 서울로 돌아오고, 집값 상승을 우려한 실거주자들이 매수에 가세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 전셋값은 공급 부족으로 5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은 7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이 0.11% 상승해 지난주(0.06%)보다 오름폭이 커졌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셋 째주 0.20% 올라 연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뒤 12·16 대책 발표 후 상승세가 꺾였다. 올 3월 말부터 9주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이어가다 6월 둘 째주부터 5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6·17 대책 발표 직후에는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자는 관망 분위기였다가 대책 발표 이후 3주 연속 오르며 상승폭이 커졌다.
이번 주 서울에선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동이 위치한 송파구(0.18%)는 이번 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대치·청담동이 있는 강남구도 0.12% 올라 규제 이후 오히려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서초구도 0.10% 올라 지난주(0.06%)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한국감정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규제지역 인접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84.9㎡는 지난달 6일 23억1천만원(11층)에 매매된 뒤 규제 이후인 지난달 26일 23억5천만원(10층)에 거래됐다. 7월 3일에는 26억5천500만원(8층)에 매매가 이뤄져 한 달여만에 3억원 넘게 상승했다. 이는 역대 최고 매매가격이다.
강남 3구에 이어 고가 아파트가 많은 마포구(0.07%→0.14%)·용산구(0.05% →0.10%)·성동구(0.05%→0.07%) 등 '마용성' 지역도 전주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더샵 전용 84.9㎡의 경우 규제 전인 지난달 8일 15억3천만원(3층)에 매매됐다. 그런데 규제 이후인 지난달 30일 16억5천만원(13층)으로 신고가 기록을 썼다.
9억원 미만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가 몰린 지역의 아파트값도 동반 상승했다. 노원구(0.08%→0.13%)·도봉구(0.08%→0.14%)·강북구(0.10%→0.13%) 등 '노도강' 지역과 금천구(0.05%→0.08%)·관악구(0.07%→0.10%)·구로구(0.09%→0.09%) 등 '금관구' 지역도 구로구만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보였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지난주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감정원은 "저금리, 대체 투자처 부재 등에 따른 유동성 유입 확대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셋값도 불안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에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0.10%)을 보이며 54주 연속 올랐다. 경기도는 지난주 0.20%에서 이번 주 0.24%로 상승폭이 커졌다. 인천은 상승률이 0.02%로 지난주와 같았다.
서울에선 강남권의 상승률이 높았다. 상반기 입주 물량이 해소된 강동구(0.22%)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송파구(0.16%), 서초구(0.15%)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마포구(0.19%)와 강북구(0.14%), 성동구(0.12%), 종로구(0.10%) 등도 전셋값 강세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