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5 03:50 (수)
정순균 강남구청장 "강남 재도약시켜 맨해튼과 경쟁"
정순균 강남구청장 "강남 재도약시켜 맨해튼과 경쟁"
  • 이코노텔링 고윤희 기자
  • yunheelife2@naver.com
  • 승인 2020.06.22 0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자체 경영 24시 ① ] 서울 강남구의 생활공간 혁신

좌우 정파를 떠나 정치 구호가 담긴 어떤 현수막도 길거리에서 사라져
청담역 지하보도를 미세먼지 제로지역으로 만드는 등 '생활 구정'실현
하루 네차례 보건소에서 코로나 방역 현장 지휘… 순수 지역발생 제로
중앙에 자치권 위임 하라는 서울시 "마을버스 노선까지 간섭" 쓴 소리
강남개발 50년 지난 만큼 재도약에 주춧돌… 영동대로 등 거점 재개발
서울시장 등 더 큰역할 도전 질문에 그냥 웃기만…'기분좋은 변화'매진
정순규 강남구청장과 인터뷰중에 휴대전화 벨이 잇따라 울렸다.업무보고와 지시, 그리고 인터뷰가 동시에 진행됐다. 정 구청장 왼쪽 벽면에는 그가 들은 주민들의 민원과 지시내용의 처리결과를 살필수 있는 '포스트잇'이 벽돌모양으로 잔뜩 붙어있었다. 사진= 이코노텔링 고윤희 기자.
정순균 강남구청장과 인터뷰중에 휴대전화 벨이 잇따라 울렸다. 업무보고와 지시, 그리고 인터뷰가 동시에 진행됐다. 정 구청장 왼쪽 벽면에는 그가 들은 주민들의 민원과 지시내용의 처리 결과를 살필수 있는 '포스트잇'이 벽돌모양으로 잔뜩 붙어있었다. 사진= 이코노텔링 고윤희 기자.

서울 강남. 수도 서울의 경제 심장으로 자리잡은 이곳은 정치구호가 담긴 현수막이 내걸리지 않은지 오래됐다. 좌우 정파를 떠나 어떤 현수막도 길거리에 걸 수 없다. 코로나 방역 길잡이 문구만 몇 군데 서 있을 뿐이다. 구청 현수막은 아예 없다.

지자체선거 사상 진보 정치인으론 처음으로 강남 구정(區政)을 이끌고 있는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구정은 어머니의 역할과 같다"며 "구민들이 편안하게 일상생활을 할수 있도록 쾌적한 생활공간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내 소임"이라며 정치현실과 거리를 뒀다.

정 구청장은 요즘 하루에 네차례 강남 보건소를 들른다. 아침 9시ㆍ 오후 1시ㆍ 저녁 6시ㆍ 밤 10시경에 찾아가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회의를 한다.  코로나 방역에는 영일이 없다고 했다.
정순균 구청장은 요즘 하루에 네차례 강남 보건소를 들른다. 아침 9시ㆍ 오후 1시ㆍ 오후 6시ㆍ 밤 10시경에 찾아가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회의를 한다. 코로나 방역에는 영일이 없다고 했다.

 자신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적잖지만 지난달 노 대통령의 11주기 추모 현수막도 못 걸게 했다.  2018년 6월13일 당선된 이후 그는 '정치 현수막'은 내리고 '기분좋은 변화'와 '품격있는 강남'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강남발(發) 혁신 행정은 미세먼지와의 전쟁부터 시작됐다. 강남구 146곳에 미세먼지 센서를 붙였다. 실시간으로 먼지농도를 측정하는 위지추적 앱(App)을 개발했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5분 출동대기조'를 보냈다. 살수차가 달려가고 먼지흡입 활동이 집중적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먼지 범벅이 되다시피 한 지하보도를 하나씩 숨쉬는 공간을 넘어 생활 힐링센터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다. 미세먼지 프리존으로 만들었다. 나아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공기정화용 식물 조경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거기에 지하폭포 시설 등을 만들어 한 여름 주민들의 피서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지하보도가 길어(650미터) 을씨년스럽기조차 했단 청담역 지하보도는 '상전이 벽해가 됐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단장된다.

정 구청장은 "보여주는 행정이 아니라 구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가 진짜 기분좋은 변화 아니냐"며 "도심속에서 자연환경을 만끽할수 있도록 구정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구내 버스정류장에 냉난방 장치 설치를 추진하는 것도 바로 '생활 구정'의 하나라고 꼽았다. 기자가 "강남구청은 살림이 넉넉해 그럴수 있는 것 아니냐고"묻자 "예산의 씀씀이를 어디에 중점을 두는냐에 따라 얼마든지 구정의 패턴은 달라지는 것아니냐고"고 되물었다.

정순균 구청장실 회의탁자 옆에 붙어있는 포스트잇. 구청장의 지시내용이나 민원의 처리결과를 한 눈에 볼수 있도록 했다. 정 구청장은 이를 '구정 전광판'이라고 불렀다. 거기에 구청장의 'OK'사인이 쓰여있으면 처리가 됐다는 뜻이다.
정순균 구청장실 회의탁자 옆에 붙어있는 포스트잇. 구청장의 지시내용이나 민원의 처리결과를 한 눈에 볼수 있도록 했다. 정 구청장은 이를 '구정 전광판'이라고 불렀다. 거기에 구청장의 'OK'사인이 쓰여있으면 처리가 됐다는 뜻이다. 사진=이코노텔링 고윤희 기자

정 구청장은 "잘 나가는 기업의 서비스를 받아보면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전화응대는 물론 서비스의 질이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믿는 것"이라며 "구정 역시 구민 입장에서 정성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구청 직원들에게 강조한다"고 말했다.

대여섯평 가량 규모의 그의 집무실 구청장 책상은 스시 집의 바 테이블 처럼 꾸며져 있다. 구청 직원과의 대면 거리를 좁혀 소통의 지름길를 텄다. 회의 탁자 옆 벽면에는 포스트 잇이 작은 벽돌모양으로 다닥다닥 붙어있다. 구민의 민원내용이나 구청장의 지시사항 처리결과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정 구청장은 "구청 살림이 광역단체 수준이어서 구청장이 자칫 놓치기 쉬운 사안을 매일 점검하는 '민원 전광판'"이라고 설명했다.

을씨년스럽기조차 했던 서울 7호선 청담역 지하공간에 폭포수가 흐르고 공기정화 식물조경이 곧 들어선다.  미세먼지 프리존으로 만든데 이어 가족의 나들이나 한 여름 피서공간으로 구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강남구의 목표다.
을씨년스럽기조차 했던 서울 7호선 청담역 지하공간에 폭포수가 흐르고 공기정화 식물조경이 곧 들어선다. 미세먼지 프리존으로 만든데 이어 가족의 나들이나 한 여름 피서공간으로 구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강남구의 목표다. 사진은 조감도.

정 구청장이 술술 말하는 '강남구의 통계'를 보면 짐작한 것 이상이다. 국세 분담률이 서울·경기·부산 다음이다. 2018년에 국세 17조 6천500억원이 걷혔다. 또 지방세 2300억원(2018년 기준)을 서울시에 보내 서울소재 다른 구청에 분배된다.

하루 통행 차량은 180만대가 넘는다. 법인 사업체만 7만개다. 그러다보니 강남구의 경제활동 인구는 주민(57만명)의 두배가량 되는 100만명에 이른다.

이쯤되면 작은 나라의 경제규모와 엇비슷하다. 그럼에도 정 구청장은 강남이 한 단계 더 도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 초반 경기도 광주군 언주면과 대왕면이 떨어져 나와 강남개발이 본격화 된 지 50년이 지난 만큼 제2도약의 기틀을 꼭 만들어 놓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정 구청장은 "강남을 미국 뉴욕의 맨해튼과 중국 상하이 등과 경쟁하는 도심으로 키워야 나라의 국격과 경쟁력을 높일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동대로 지하개발 ▶현대차 그룹의 GBC 빌딩 건설▶수서 역세권 개발▶ 잠실과 연계한 MICE(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시설을 갖춘 산업) 등을 제대로 하면 강남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가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강남이라는 도심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그렇게 만들어진 '도심 브랜드'를 더 키울 책임이 구청장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게 아니다. 정부가 부동산규제에 고삐를 죄면서 강남개발에 대한 시선이 살갑지 않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 소속의 지자체 단체장으로서 샌드위치 신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 구청장은 "구더기가 무서워 장 못담그냐"며 강남 개발의지를 분명하게 내비쳤다.

그러면서  법규나 조례에 맞으면 얼마든지 건축허가에 열린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가 뭐래도 이 만한 타운을 다른 나라는 건설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이미 기반이 다져진 곳을 세계일류의 도심으로 키우면 그 파급 효과는 상상이상일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 영동대로 코엑스 빌딩벽에 거대한 수족관안에서 파도가 휘몰아치는 듯한 영상을 담은 전광판은 세계의 화제거리가 됐다. 강남구는 이같은 대형전광판 부착은 사실상 건물주의 자율에 맡겼다. 일부지역을 광고 자율표시 구역으로 풀었다.

 정 구청장은 이 대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중앙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지자체의 특성을 살린 개발이 어렵다며 서울시에도 섭섭한 심경을 토로했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도 때만 되면 중앙정부에게 자치권한을 더 넘겨 달라면서 정작 마을버스 노선을 정하는 일까지 간섭한다"고 꼬집었다.

정 구청장은 정치와 지자체경영은 섞어져선 안된다고 누차 강조했다. 구정에 관한한 그는 실용적이고 경쟁 지향적이었다. '하향 평준화'를 경계하는 눈치였다.

그는 이번달로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후반기 구정의 방향을 묻자 "오로지 구민들의 생활의 질을 높히는 것에 역점을 두고 그 결과를 구민들에게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세 분담률이 서울·경기·부산 다음이다. 2018년에 국세 17조 6천500억원이 걷혔다. 또 지방세 2300억원(2018년 기준)을 서울시에 보내 서울소재 다른 구청에 분배된다. 하루 통행 차량이 180만대가 넘는다. 법인 사업체만 7만개다. 그러다보니 강남구의 경제활동 인구는 주민(57만명)의 두배가량 되는 100만명에 이른다/이코노텔링 그래픽팀.
국세 분담률이 서울·경기·부산 다음이다. 2018년에 국세 17조 6천500억원이 걷혔다. 또 지방세 2300억원(2018년 기준)을 서울시에 보내 서울소재 다른 구청에 분배된다. 하루 통행 차량이 180만대가 넘는다. 법인 사업체만 7만개다. 그러다보니 강남구의 경제활동 인구는 주민(57만명)의 두배가량 되는 100만명에 이른다/이코노텔링 그래픽팀.

정 구청장은 요즘 하루에 네차례 강남 보건소를 들른다. 아침 9시ㆍ 오후 1시ㆍ 저녁 6시ㆍ 밤 10시경에 찾아가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회의를 한다. 

코로나 방역에는 영일이 없다고 했다. 주민건강을 지키는 것에 구청장이 앞장서지 않으면 누가 앞장서느냐고 말했다.

지난 2월26일 강남에서 처음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자 그는 한 걸음에 확진자가 거주하는 아파트로 달려갔다.

그리곤 관리실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그 아파트는 계단식이어서 엘리베이터를 통해 동선이 거의 겹친다고 판단해 한 동(棟)에 같이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모두 코로나 검사를 하도록 권유하는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선제대응이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울수 있다고 그는 확신했다. 바로 강남보건소의 문을 24시간 열었다. 요양원과 우체국 집배원 등 취약 계층에 대한 무작위 검진 체계를 갖췄다. 주민 뿐 아니라 타지에서 살면서 강남구에서 일하는 회사원들에게도 무료로 검진을 해줬다. 해외입국 구민들은 공항에서 직접 보건소로 데려가 검진을 받도록 한 사람에 한 대씩 앨블런스를 배차했다. 가족들의 공항마중도 자제하도록 권유했다.

20일 현재 강남구에서 80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절반은 해외유입 사례고 나머지는 모두 2차감염자로 분석됐다. 결국 순수하게 지역내에서 코로나 발생 환자는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정 구청장은 언론인 출신이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2002년 당내 대통령선거 경선에 뛰어들자 그의 캠프에 합류했다.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 시절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도중에 경선을 포기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의 후보가 됐다. 그 때 한 전 대표가 노무현캠프의 언론대책반에는 메이저 언론의 국장급 인사가 하나도 없다며 정 구청장을 노무현캠프로 보냈다고 한다.

정 구청장은 "시집을 갔는데 시아버지(노무현대통령)와도 궁합이 맞았다"고 말했다. 당시 진보세력의 집권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그런 까닭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확률 역시 한 자리수를 오갈 때도 있었다. 정 구청장은 "내가 부국장 자리를 박차고 언론을 떠나자 주변 선후배들의 만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한 것은 큰 보람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당선된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으로 기용됐다. 그런데 신문을 보고 그 인사내용을 알았다고 한다. 정 구청장은 "노 대통령이 마음에 두었던지 한마디 언질도 없이 그런 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배려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노 대통령때 국정홍보처장과 한국광고공사 사장을 거쳤다. 지난 지방선거때 우연찮게 강남구청장 선거에 나왔다. 선출직에는 영 생각이 없었는데 노무현 정부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한 이병완씨의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정 구청장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전 비서실장이 기초지방자치단체의 구의원을 했는데 그런 처신에 인상이 깊었고 주변의 권유도 있고해서 강남구청장 선거전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중량급'구청장이 이끄는 강남구는 지난달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주관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하는 '202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특별,광역시를 비록한 전국 주요 자치구 69곳 중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품격있는 강남'이란 기치를 내건 정순균 구청장은 강남구의 스타일브랜드인 '미미위(Me Me We 강남'의 뜻 처럼 너와 또 다른 나가 함께하면 우리가 된다는 강남의 거치를 놓고 수시로 주민들과 소통한다.
'품격있는 강남'이란 기치를 내건 정순균 구청장은 강남구의 스타일브랜드인 '미미위(Me Me We 강남'의 뜻 처럼 나와 또 다른 나가 함께하면 우리가 된다는 강남의 거치를 놓고 수시로 주민들과 소통한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 강남에 대한 인식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졸부들이 모여 살고 깍쟁이들이 그들만의 동네를 만들고 있다"라는 세평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강남구가 내놓은 스타일브랜드가 있다. "당신은 또 다른 나이고 그러면 우리는 하나가 된다'뜻의 '미미위(Me Me We)강남!'이다. 정 구청장은"강남에 사는 시민들이 자긍심을 느끼도록 함께 나누며 베풀고 이웃과 더불어 산다는 의식을 확산시키고자 스타일 브랜드를 만들었다"며 "품격있는 강남은 주민들이 존중 받을 때 비로서 완성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에 서울시장 출마 등 더 큰 역할에 도전할 기회가 있으면 나설 것이냐고 물었다. 정 구청장은 씨익 그냥 웃었다. 그러면서 "서울 강남에서 제가 30년째 살고 있습니다"라며 다소 아리송하면서도 의미있어 보이는 대답을 내놓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