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6 08:00 (일)
‘대권가도의 KTX'서 하차 위기에 몰린 두 정치인
‘대권가도의 KTX'서 하차 위기에 몰린 두 정치인
  •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 yunheelife2@naver.com
  • 승인 2019.02.02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김경수 경남지사의 '정치적 좌초'에 세상이치 오묘하다는 생각
안희정과 김경수. 두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의 곁에 있었다.  둘다 지사직을 거머줬고 큰 정치인의 꿈을 꾸었다. 안희정은 합리적인 정치적인으로 비쳐졌고 김경수는 생각이 맑은 진보 정치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한 사람은 성폭행 의혹에  다른 사람은 대선여론 조작공모혐의로 치명적인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안희정과 김경수. 두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의 곁에 있었다. 둘다 지사직을 거머줬고 큰 정치인의 꿈을 꾸었다. 안희정은 합리적인 정치인으로 비쳐졌고 김경수는 생각이 맑은 진보 정치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한 사람은 성폭행 의혹에 다른 사람은 댓글 조작공모혐의로 치명적인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생전 어느 날인가, 비서진과 측근들을 불러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앞으로 정치리더가 되려면 지방자치단체를 한번 운영하는 기회를 갖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념에 틀’에 얽매여 있던 몇몇 후배들에게 현장정치의 중요성을 가르친 말이다. 세상살이에 눈을 떠야 한다는 지적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이 언급은 자치단체에 눈길을 두지 않던 정치인, 특히 일부 진보정치인들의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다. 노 대통령의 곁에 있던 안희정과 이광재는 노 대통령 서거 1년 뒤에 치러진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둘 다 예상을 뒤엎고 충남지사와 강원지사에 각각 당선됐다. 하루아침에 둘은 일개 ‘비서급’에서 ‘중량급 정치인’의 반열에 올랐다. 이광재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임기 중 지사직을 내려놓았지만 안희정은 달랐다. 충남지사직에 재선됐고 일거에 대권가도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로 빚어진 대통령 조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2017년 4월에 끝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비록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밀렸지만 초반 판세는 예측을 불허할 정도로 안 지사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당연히 문재인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안 지사에 대한 공세가 이어졌다. 그 때 안 지사는 인터넷과 모바일 공간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화살에 발끈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포문을 열었다. 문재인 캠프를 직접 겨냥했다.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 사람들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해왔다. (하지만)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 운영도 불가능하다”며 대놓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무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한뿌리 정치인들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골육상쟁’으로 비쳐졌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5월 9일 늦은 밤 안희정은 광화문으로 달려갔다. 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문 대통령의 뺨에 키스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안희정 지사가 앞으로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 여겼고 일부 보수층에선 합리적인 이미지를 갖춘 안 지사에게 호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랬던 안 전 지사는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2월1일 법정 구속됐다.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1년전 성폭행 의혹이 터지면서 안 지사는 이미 치명적 정치적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의 공신으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지사도 구치소로 향했다. 사법부는 김 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에 공모했다고 판결했다. 안 전 지사는 성폭행 의혹이 불거지자 지사직을 던졌고 법정구속하는 판결에도 입을 다물었지만 김경수 지사는 달랐다. 즉각 사법부의 판결에 반발했다. 집권당인 민주당도 당 전체가 달려들어 ‘김 지사 구하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해찬 당 대표는 야당이 '여론조작'을 물고 늘어지자 “ 탄핵당한 세력이 감히 ‘촛불 대통령’에 불복한다”며 날을 세웠다.

김 지사는 스스로를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라고 네이밍했다. 그 역시 큰 꿈을 꾸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렵게 당선된 국회의원직을 내던지고 지난해 경남 도지사선거전에 뛰어들어 당선됐다. 드루킹 사태가 터진 후였지만 그의 앞길에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워낙 고공행진 중이었고 지방정치 현장에서의 보수의 깃발은 거의 궤멸 상태에 있었다.

안희정과 김경수. 두 사람은 지사직을 교두보로 삼아 큰 정치인으로의 도약을 꾀했다. 그러나 정치 세계에도 급행은 없다고나 할까. 두 정치인의 급전직하를 지켜보면서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치 않다 생각이 새삼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 229번지 (서울빌딩)
  • 대표전화 : 02-501-63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재열
  • 발행처 법인명 : 한국社史전략연구소
  • 제호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 등록번호 : 서울 아 05334
  • 등록일 : 2018-07-31
  • 발행·편집인 : 김승희
  • 발행일 : 2018-10-15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이코노텔링(econotelling).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unheelife2@naver.com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장재열 02-501-6388 kpb11@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