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장중 93.99달러 기록해 시가총액 3백억 달러넘어
전기트럭과 픽업트럭, 승용차를 만들지만 아직 한 대도 팔아 본 적이 없는 미국 전기트럭 업체 ‘니콜라’의 주식 시가총액이 미국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포드를 앞질렀다. 니콜라는 수소를 한번 충전하면 1920km를 운행할 수 있는 트럭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배터리 트럭 등을 개발하고 있다.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니콜라의 시가총액은 9일(현지시간) 장중 한 때 포드를 추월했다. 니콜라는 수소 연료전지가 기반인 상용차를 개발하는 회사다. 2014년 설립됐고, 미국 증시 나스닥에는 지난 4일 차량·에너지 투자회사 벡토아이큐(IQ)와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됐다.
9일 니콜라 주가는 장중 93.99달러까지 올랐다. WSJ는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300억달러(36조원)를 넘어서 포드 시가총액 288억달러(34조500억원)를 앞질렀다"고 전했다. 니콜라의 9일 종가는 79.73달러, 시가총액은 263억1000만달러였다. 포드는 주당 7.24달러, 시가총액 299억5000만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니콜라는 아직 실제 제품이 없다. 2021년 트레일러 운반 트럭을 출시하고, 주류회사 안호이저-부시 등에 납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아직 매출을 올리지 않은 신생기업 스타트업이 GM(제너럴모터스)에 이은 미국 2위 자동차 메이커의 시가총액을 한때 앞질렀다.
9일 종가 기준으로는 포드에 밀렸지만 3위 자동차 메이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제쳤다. 이날 마감 종가 기준으로 니콜라가 263억1000만달러, 포드는 299억5000만달러, FCA는 214억5000만달러였다.
시제품만 나왔을 뿐 아직 한 대도 출시하지 앟은 니콜라이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급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전기차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내연기관 중심인 전통 자동차 3사-GM, 포드, FCA-가 고전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가 있는 니콜라는 상용트럭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택배업체 UPS 등이 배달트럭의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전기트럭 수요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니콜라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부문인 픽업트럭 진출도 선언했다. 지난 5월 실적보고서 발표 때만 해도 픽업트럭 생산은 기존 제조업체와 전략적 제휴 없이는 어렵다며 시급한 과제가 아니라고 밝혔는데 7일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트레버 밀턴이 방침을 바꿨다.
밀턴은 몇 달 뒤 자사 기업행사에서 픽업트럭 시제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배저(BADGER, 오소리)'라고 이름 지은 니콜라 픽업트럭은 전기배터리와 수소전지 2가지가 모두 장착된다. 밀턴은 배저가 미국에서 포드 F-150을 제치고 베스트셀러 픽업트럭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니콜라에 지분을 투자한 한화그룹의 주가도 국내 증시에서 덩달아 상승했다. 한화그룹은 2018년 11월 니콜라 지분 6.13%를 1억달러(약 1200억원)에 취득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절반씩 투자했다. 현재 지분가치는 16억2750만달러(약 1조9530억원)으로 첫 투자 대비 16배가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