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13:35 (수)
성장 기틀 놓은 김정렴 靑최장수 비서실장 타계
성장 기틀 놓은 김정렴 靑최장수 비서실장 타계
  •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 felix3329@naver.com
  • 승인 2020.04.26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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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상공부 장관 거친후 9년3개월간 박정희 대통령 보좌
산업 고도화ㆍ방위산업체 육성ㆍ대덕단지 건설 등 뒷받힘
경제만 안다고 실장 고사하자 朴대통령 "경제는 국정 기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이 25일 오후 10시 별세했다. 향년 96세. 사진(박정희 전 대통령(왼쪽),김정렴 박정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1979년 2월))=대통령 기록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오른쪽)이 25일 오후 10시 별세했다. 향년 96세. 사진(실장 퇴임후인 1979년 2월 박대통령과 기념촬영 모습)=대통령 기록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이 25일 오후 10시 별세했다. 향년 96세.

고인은 재무부 장관, 상공부 장관을 역임한 뒤 1969년 10월부터 1978년 12월까지 역대 최장수인 9년 3개월 동안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아 고도성장의 기틀을 닦은 한국경제의 산파로 평가된다.

1924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충남 논산에서 자라며 강경상업학교와 일본 오이타고등상업학교를 졸업했다. 1944년 한국은행의 전신인 조선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강제 징집돼 일본군에 배속됐다가 히로시마에서 일제 패망을 맞았다. 당시 미군이 투하한 원자폭탄의 영향으로 후유증을 앓았다.

해방 이후 육군보병학교를 거쳐 육군 준위로 임관, 6·25 전쟁에 참전했다. 1952년 예편한 고인은 한국은행으로 복귀했다. 1953년 29세의 나이로 1차 통화개혁의 전문(全文)을 기안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1959년 재무부로 옮긴 뒤 이재국장·차관, 상공부 차관 등 정통 경제관료 길을 걸었다. 한일회담 대표에 이어 1966년 재무부 장관, 1967년 상공부 장관을 지냈다.

고인은 역대 정부 최장수 비서실장을 거쳐 1980년 8월 주일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약 2년간의 공백을 제외하면 34년 동안 중앙은행과 행정부에서 공직을 맡았다. 1999년부터는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 2007년부터 사업회 회장을 맡아왔다.

1969년 3선 개헌안이 통과된 직후 정일권 내각이 새 체제를 위해 일괄 사표를 제출한 직후, 박 대통령이 상공부 장관이던 고인을 청와대로 불렀다. 김 회장은 자신의 회고록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까지’에서 청와대로 불려가 “각하, 저는 경제나 좀 알지 정치는 모릅니다. 비서실장만은 적임이 아닙니다”라고 하자, 박 대통령이 “경제야말로 국정의 기본이 아니오. 백성들이 배불리 먹고 등이 따뜻해야 정치가 안정되고 국방도 튼튼히 할 수 있지 않소”라며 설득했다고 밝혔다.

고(故)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김 회장에 대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차지철(경호실장)과 김재규(정보부장)가 비서실장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고인은 ‘청와대가 작아야 경제정책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소신을 직접 실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회고록에서 “비서실장에 취임하자마자 시도한 일은 비서실 축소였다”며 10명의 경제 관련 비서관을 줄이는 등 청와대 조직을 통폐합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그는 박 대통령 지시에 따라 주요 장관들과 대통령 특보 후보감을 직접 물색해 발탁하고 임명을 건의하는 ‘실세 비서실장’ 이었다.

재무부·상공부에서 수출입국·공업화 정책을 수립한 그는 이후 '경제통' 비서실장으로서 중화학공업과 방위산업 육성 등 산업 고도화 정책을 주도했다. 산림녹화, 새마을운동, 고속도로 건설, 의료보장제도 도입 등에도 관여했다. 쌀 자급자족, 8·3 사채동결, 부가가치세 도입,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와 대덕연구단지 건설 등도 그의 재임기간 이뤄진 일들이다.

유족은 희경·두경(전 은행연합회 상무이사)·승경(전 새마을금고연합회 신용공제 대표이사)·준경(전 한국개발원 원장)씨와, 사위 김중웅(전 현대증권 회장, 현대그룹 연구원 회장)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 14호실, 발인은 28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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