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합의에 실패한 사우디와 러시아는 생산량 더 늘려 가격회복은 난망
국제유가 급락의 여파로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 지위를 잃게 될 전망이라고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산유국들의 감산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생산원가가 비싼 셰일원유를 대량 생산해 2018년부터 원유 생산국 1위 자리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셰일 업계가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원유를 생산하기 어려운 지경에 몰린 것이다.
셰일 원유의 생산원가는 배럴당 40달러 초반 안팎이다. 그런데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감산 합의에 실패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유가 하락을 무릅쓰고 생산량을 늘리는 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급감으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올해 들어 65% 급락했다. WTI는 30일 장중 19.27달러를 찍은 뒤 31일 간신히 20달러를 오락가락했다.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북미에선 일부 유종이 배럴당 1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州)의 바켄 원유 가격은 30일 배럴당 3.18달러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서부캐나다원유(WCS)도 배럴당 4.18달러를 나타냈다. 캐나다 WCS 가격은 현지 맥주 한잔 값(5달러)에도 못 미친다고 CNBC가 소개했다.
현 가격대는 이미 미국 셰일 유전업체들이 수익성을 포기한 수준으로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돼 미국의 원유 생산이 감소하면서 1위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 셰일 업계는 이미 투자 보류 등 허리를 졸라맨 상태다. 최근 2주 사이에 가동을 중단한 유전만 59개라고 두바이 국영은행인 에미레이츠NBD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