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유럽 지역에 확산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위생용품 공급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보건부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코로나19 확산 억제 방안과 공동 대응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근 독일, 프랑스, 체코 등 일부 회원국이 자국 내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마스크와 장갑 등 코로나19 위생용품 수출을 제한한 것을 두고 논쟁이 일었다.
다른 회원국들이 이런 수출 제한이 EU의 정신에 어긋나는 조치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해당 조처를 철회하고 마스크나 장갑 등 위생용품을 나눌 것을 촉구했다. 야네즈 레나르치치 EU 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은 "이 같은 금지 조처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려는 우리의 공동의 접근법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기 드 블로크 벨기에 보건부 장관도 "우리는 보호용 자원 분대 등에서 연대를 보여야 한다"라면서 "모든 수출을 막는 나라가 있는데 이는 EU의 정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브루노 브륀스 네덜란드 의료장관도 이에 동의하면서 "일부 국가가 자국 내 재고를 지키기 위해 국가적인 조처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한 조치는 현재 유럽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물자 부족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독일과 프랑스 등은 자국의 결정을 고수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우리는 다른 국가들과 상황이 다르다"고 반박한 뒤 “만약 비(非)EU 국가로의 판매에 대한 EU 전체 차원의 금지 조치가 도입된다면 자국의 조치는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담 보이테흐 체코 보건부 장관은 마스크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EU가 긴급한 의료용품을 사서 회원국에 배분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에서는 최근 코로나19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각국으로 확산하면서 확진자도 증가하고 있다. 많은 EU 국가가 의약품 재료를 중국에 의존하는 탓에 관련 물자 부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U 관리들은 마스크 등 위생용품은 이미 대부분 EU 국가에서 공급이 부족해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