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은 현재의 2배로 확충하고 日 화학기업 인수 합병 등 경영 대수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연계해 유통업을 재편하고 호텔과 화학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롯데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5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실(實)점포에서의 성공 체험을 모두 버리겠다"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집행유예 확정 판결을 받은 신 회장이 국내외 미디어 인터뷰에 응한 것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신 회장은 인터뷰에서 주력인 국내 대형 마트(슈퍼)와 양판점(전문점), 백화점 가운데 채산성이 없는 약 20%, 총 200개 점포를 연내 폐쇄하겠다고 말했다. 슈퍼는 536곳 중 대형점 중심으로 20%, 양판점은 591곳 가운데 20% 정도, 백화점은 71곳 중 5곳이 폐쇄 대상이다.
닛케이는 롯데의 기둥은 한국 내 유통사업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데 한국 시장의 소비침체가 장기화하고 인터넷 쇼핑몰과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이 영향으로 롯데그룹의 핵심인 롯데쇼핑 영업이익이 지난 5년간 3분의 1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신 회장이 기존 경영방식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타개책으로 인터넷 사업 강화를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신 회장은 "(자회사가 별도로 관여해온)인터넷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지난 1월 인사에서 그룹 계열사의 40%에서 최고경영자를 젊은 층으로 바꾼 것에 대해선 "말로는 디지털화를 외치면서 (오프라인)점포 운영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닛케이는 신 회장이 언급한 대로 롯데는 2월부터 여러 자회사가 별도로 다루던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일원화한 새로운 서비스 '롯데온'을 일부 시작했고, 백화점이나 슈퍼, 가전양판점 등 가까운 매장에서 롯데그룹이 취급하는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본격 전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 회장은 또 디지털화를 추진해 1만곳 이상인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의 연계를 강화해 매출 증대를 노리는 '옴니 채널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많은 기업이 이와 유사한 전략을 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오르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최고 경영진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분야에 집중 투자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신 회장은 이어 한국에선 저출산·고령화가 일본 이상의 속도로 진행 중이어서 내수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시장 개척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선진국 쪽으로 가야 한다며 호텔과 화학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다.
이와 관련, 신 회장은 "호텔 부문에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 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화약 분야에서 유력한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는 일본 회사가 많다며 일본 기업의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