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명과 '코로나 고통' 분담할 것"
대구 중구 서문시장의 한 상가 건물주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을 받는 상인들을 배려해 한 달 동안 월세를 받지 않기로 했다. <매일신문>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정오쯤 대구 서문시장의 한 상가 세입자들은 건물주 A씨(74)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문자 메시지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얼마나 걱정이 많은가. 고통을 같이 하는 의미에서 한 달간 월세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A씨는 "한 달 후 상태를 봐가며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며, 세입자들에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건강을 챙기라"고 당부했다.
상가 건물 1층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세입자는 문자를 받기 전 A씨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 대구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늘어난 이후 서문시장에 손님이 끊긴 상황을 걱정하는 내용이었다. 세입자가 "손님이 하도 없어 몇 시간 영업도 못 하고 일찍 문을 닫는다"고 대답하자 A씨는 월세를 한 달 동안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해당 상가는 2층 건물로 세입자는 20여 명이다. 2017년 화재로 시장 상인들이 점포를 잃었던 4지구와 인접해 있다. 1층에는 식당과 커피숍 등이 입점해 있고 2층과 1층 안쪽은 작업장과 사무실 등으로 쓰고 있다. 과거 화재 당시 피해를 본 상인 중 여러 명이 현재 A씨의 상가 건물에 들어와 있다.
세입자들은 A씨의 마음 씀씀이에 고마움을 표하면서 널리 알리려 했지만, A씨는 자신의 행동이 드러나지 않길 바랐다. 주변 다른 상가 주인들에게 부담을 줄까봐 염려해서다. A씨는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힘들 때 어려움을 나누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화젯거리도 아니다"며 알려지기를 꺼렸다. 그는 "상가 건물을 17년째 소유하면서 그동안 세입자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왔다. 주변에 다른 상가들도 있으니 웬만하면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