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이 세계 경제에 미칠 타격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4배 심각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워릭 매키빈 호주국립대 경제학 교수는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이 사스 사태 당시 400억 달러(약 48조원)의 3∼4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경제적 피해가 최대 1600억 달러(약 191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매키빈 교수는 블룸버그와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가 사스 사례에서 목격한 국내총생산(GDP) 손실의 대부분은 사실 중국의 경기둔화였다"며 "따라서 중국의 둔화가 훨씬 더 크다면 (손실이) 수십억 달러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과거 사스 사태 때보다 큰 경제적 충격파를 던질 수 있다는 예측의 근거는 그만큼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 경제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스가 확산하던 2003년의 4배인 17%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은 현재 자동차와 반도체의 세계 최대 시장이며 여행, 의류, 직물의 최대 소비국이다.
한편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번 사태로 중국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1992년 분기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4.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 이어 홍콩, 한국, 일본 등의 순으로 성장률이 둔화하고 독일, 미국, 영국 등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가 쇼핑 성수기인 중국의 설 명절 춘제 직전에 급속도로 확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의 소비 성장률은 지난해 말의 절반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BI는 관측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제조시설과 영업망을 둔 다수 글로벌 기업들은 공장과 매장 문을 닫은 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며 사람들이 집에 머물러야 한다면 각종 제품의 생산과 유통에 커다란 문제가 야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글로벌 정보기술(IT) 하드웨어의 21%를 담당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가 글로벌 IT업계에 미칠 파장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들과 부품 제조사 중 상당수가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어 하드웨어 판매가 부진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수요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