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신년사 없이 고객과 투자자 의견 경청
SK그룹이 신년회를 최태원 회장의 신년사 없이 시민과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2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년회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인터뷰와 특별 초청한 이해관계자 대표들의 현장 발언, 신입사원을 포함한 구성원 간 대담 등으로 꾸며졌다.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SK그룹 시무식에서 2019년의 경영 화두로 '구성원의 행복'을 강조한 최태원 회장은 올해 별도로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SK그룹은 "SK가 지향하는 행복과 딥 체인지를 고객, 사회와 함께 만들고 이루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신년회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UPEX추구협의회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신년회는 SK서린빌딩 인근 식당 종사자와 기관 투자자, 청년 구직자, SK에 근무하는 구성원 자녀와 워킹맘 어머니 등이 SK에 대한 바람을 영상으로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소셜벤처 지원사업을 하는 '루트 임팩트'의 허재형 대표, 안정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SK텔레콤 사외이사), 전북 군산의 지역공동체 활동가 조권능 씨 등이 현장 발언에 나섰다.
허재형 대표는 "SK가 여러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리더를 양성하고, 이들이 협업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확대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정호 교수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시대의 핵심 기술인 '데이터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SK 관계사간 시너지를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조권능 활동가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최태원 회장 등 주요 경영진들은 이들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제언을 주의 깊게 경청했다.
마지막 순서로 '2020 행복경영'을 주제로 한 SK 구성원간 대담도 진행됐다. 외국인과 여성, 신입사원에서 임원까지 패널로 참여한 대담에서 참석자들은 "행복이 구호로 끝나지 않으려면 작지만 구체적인 모두의 실천이 필요하다" "SK를 넘어 사회,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나누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다" 등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SK는 지난해 주요 관계사 CEO들이 '행복'을 주제로 토론한 뒤 최 회장이 토론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신년회를 개최했다. 올해는 대담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입사원이 최 회장을 대신해 토론을 정리하고 2020년 각오를 밝히는 것으로 신년회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