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9:25 (화)
◇칠레 현지취재 3信= "칠레 경제에 드리운 暗雲'
◇칠레 현지취재 3信= "칠레 경제에 드리운 暗雲'
  • 산티아고 (글ㆍ사진)=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iexlover@hanmail.net
  • 승인 2019.12.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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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 성장 후 2022년 남미 최초 3만달러 소득 돌파의 꿈 '가물 가물'
10월~ 11월 경제 성장률은 0% ~1% … 올 연간으론 1.5%에 못 미칠 전망
폭동사테 후 중소기업 37%휴업… APEC취소 여파 관광수입도 36% 줄어
경기부양 재정 55억달러 투입액 중 무너진 지하철 보수에 5억달러 써야 해
산티아고 랜드마크 빌딩 코스타네라 센터엔 무장 경찰과 장갑차 경비 삼엄
의류업 등 종사 교민들 폭동때 자경단 꾸려…칠레상대 무역흑자 타격 우려
칠레의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의 부두에 정박한 대형 화물선에서 철강 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산티아고= 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칠레의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의 부두에 정박한 대형 화물선에서 철강 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칠레의 수출입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통관 절차가 지연돼 수출입 활동이 위축되고 수입수요 자체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0월 경제성장률은 사실상 0%, 11월 성장률도 1% 이하로 예상되고 있다. 2019년 연간 경제 성장률도 1.5%대로 추락할 전망이다,산티아고= 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12월 18일(수ㆍ현지시간) 우버 택시를 불러 타고 산티아고 랜드 마크인 코스타네라 센터를 찾았다.

산티아고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이 빌딩은 62층에 높이 300미터로 칠레는 물론 남미 전체에서 최고층 빌딩이다. 완벽한 내진 설계로도 유명한 이 건물은 비록 덩치는 작지만 그 외양이 한국의 잠실 제2롯데타워(123층, 555미터)와 많이 닮아 보여 흥미로웠다.

칠레 굴지의 유통재벌인 생코수드에서 운영하는 대형 몰로 내부에는 수많은 상점과 식당, 호텔 등이 있었다. 평일인데도 비교적 손님이 많았다. 형편이 그래도 나은 칠레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이곳을 보니 최근 폭력 시위 여파에도 불구하고 칠레 경제가 큰 내상(內傷) 없이 굴러 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마저 들었다. 출입구 주변에 다수의 경비원과 경찰, 장갑차가 눈에 띄었고 건물 1층 대형 유리창은 방호막(샤시)으로 덮여 있었다. 시위 경계 태세가 해제된 게 아니라는 반증 같았다.

칠레 산티아고 시내 한 상점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폭동후 경기가 얼어붙자 칠레정부는 55억달러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으나 많은 국민들은 경기침체를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칠레 산티아고 시내 한 상점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폭동후 경기가 얼어붙자 칠레정부는 55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으나 많은 국민들은 경기침체를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스카이라운지 입장권(1만5천 페소/약 2만2천원)을 사서 61층 전망대로 올라갔다. 동서남북으로 산티아고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왔다. 분지 형 도시에 건물과 도로,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찬 느낌을 받았다. 햇볕은 쨍쨍했지만 시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스모그가 낀 것처럼 뿌연 시계(視界)가 마치 앞날이 불투명한 칠레 정정(政情)과 경제를 말해 주는 것 같았다.

칠레에 와서 지난 10,11월 폭력 시위 사태 이후 칠레 경제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한국과 오랜 호혜 교역국 사이인 칠레의 경제 후퇴 소식은 우리에게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칠레는 한국처럼 경제의 대외의존도(50% 전후)가 높은 나라여서 내치(內治) 불안은 곧바로 무역 감소와 성장률 저하로 연결된다.

최근 4~5년 동안 칠레 경제는 2~4%의 견실한 성장률을 보여 왔다. 특히 2018년엔 4%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기염을 토했다. 중남미 전체의 평균 성장률이 0.6%선에 그친 것에 비하면 무척 높은 수치다. 경제 위기를 겪은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 경제 활동이 위축된 브라질 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4년 후인 2022년엔 중남미 최초로 1인당 GDP 3만 달러 돌파를 예상할 정도였다.

산티아고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코스타네라 센터는 62층에 높이 300미터로 칠레는 물론 남미 전체에서 최고층 빌딩이다. 완벽한 내진 설계로도 유명한 이 건물은 비록 덩치는 작지만 그 외양이 한국의 잠실 제2롯데타워(123층, 555미터)와 많이 닮아 보여 흥미로웠다.칠레 굴지의 유통재벌인 생코수드에서 운영하는 대형 몰로 내부에는 수많은 상점과 식당, 호텔 등이 있다. 햇볕은 쨍쨍 내리 쬐이는데
산티아고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코스타네라 센터는 62층에 높이 300미터로 칠레는 물론 남미 전체에서 최고층 빌딩이다. 완벽한 내진 설계로도 유명한 이 건물은 비록 덩치는 작지만 그 외양이 한국의 잠실 제2롯데타워(123층, 555미터)와 많이 닮아 보여 흥미로웠다.칠레 굴지의 유통재벌인 생코수드에서 운영하는 대형 몰로 내부에는 수많은 상점과 식당, 호텔 등이 있다. 햇볕은 쨍쨍했지만 시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스모그가 낀 것처럼 뿌연 시계(視界)가 마치 앞날이 불투명한 칠레 정정(政情)과 경제를 말해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반정부 시위 여파로 칠레 경제의 곳곳에서 신음 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당장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및 COP25(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개최 취소 로 수천만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으며 특히 관광업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산티아고 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시위가 본격화된 10월 18일~27일 사이 전체 상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평균 10% 줄어들었다. 특히 관광·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수입 감소가 3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말 기준으로 산티아고 중소기업의 37%가 휴업에 들어갔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 때문에 10월 경제성장률은 사실상 0%, 11월 성장률도 1% 이하로 예상되고 있다. 2019년 연간 경제 성장률도 1.5%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6월까지만 해도 3.3%(민간)~3.5%(재무부)로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이 시위 여파로 2%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봤는데 그마저 달성이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경기침체가 가시화되자 12월 4일 칠레 정부는 총 55억 달러(약 6조5400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나섰다. 현지 언론들은 이 중 10%가량인 5억2500만 달러가 이번 반정부 시위로 크게 파손된 산티아고 지하철 개·보수에 투입된다고 전했다.

칠레의 수출입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관 절차가 지연돼 수출입 활동이 위축되고 수입수요 자체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칠레의 연간 수출은 대개 700억 달러 안팎, 수입은 650억 달러 전후로 50억 달러 상당씩의 무역수지 흑자를 보여 왔다.

칠레 경제의 주력은 광업(구리 등)과 농축수산업, 도소매업, 관광업 등이다. 제조업 비중은 11%로 낮으며 자동차, 가전품 등 많은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칠레 구리는 유명하다. 매장량 세계 1위로 국내총생산(2017년 기준)의 9%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구리 장사가 잘 안 되면 칠레 경제가 휘청거린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구리를 중심으로 한 칠레 광업 수출이 전체 수출의 약 절반 비중을 차지한다. 구리 비즈니스는 금융, 제조업, 전기·가스 수도, 도소매업 등과 밀접하게 얽히며 칠레 경제를 떠받친다. 지형적인 영향을 받은 강한 농축수산업(GDP 비중 4%)도 주요 수출 업종이다. 우리나라에도 칠레 와인과 과일류, 홍어 등은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와 칠레는 2004년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관계다. 한국이 외국과 맺은 최초의 FTA였다. 이를 계기로 지난 16년 동안 교역량이 약 4배나 증가했다. 최근 교역 규모는 한국측 수출 40억 달러 전후, 칠레 측 수출 17억 달러 안팎이다. 한국의 대 칠레 주요 수출품은 자동차 및 부품, 석유제품(폴리에틸렌), 시멘트, 철강, 무선전화기 등이다. 주요 수입품은 구리, 탄산리튬, 포도, 목재 펄프, 몰리브덴광, 어류(홍어, 오징어) 등이다.

성테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코스타네라 센터 꼭대기 층에 서 있는 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올 들어 9월까지 대 칠레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30% 상당 줄었는데 10월 이후 시위 여파로 감소 추세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저가 중국산 차량 수입 증가, 한국산 자동차 직수입 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 칠레 현지의 한국 상사 관계자는 “올해도 문제지만 당장 내년 전망이 불투명한 게 더욱 큰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현재 칠레에는 2500여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이들 중 80% 이상이 산티아고 파트로나토 지역이나 중앙역 부근에서 의류·직물, 액세서리, 잡화 도소매업 등에 종사한다. 이번 시위 사태 때 이들은 자경단을 꾸려 피해 방지에 힘썼으나 시위로 인한 주름살은 피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현지에 지사를 두고 있는 삼성물산, 포스코대우,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칠레는 물론 중남미 전체와의 교역 증대에 힘쓰고 있다.

정치와 경제는 동전의 앞뒤와도 같다. 정치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가 하면 가끔씩 경제가 정치판을 갈아엎기도 한다. 칠레를 찾아서 느낀 점 중 하나도 바로 그런 것이다. 칠레는 지난 30년 동안 피노체트식 신자유주의 정책에 힘입어 경제 규모는 상당 정도 키워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소득 불평등과 빈부 격차라는 심각한 경제의 암을 키우고 말았다. 이번 기회에 칠레가 암 수술에 성공해 중남미 경제 우등생이라는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칠레의 인종 구성과 종교=백인 58%(독일ᆞ이탈리아ᆞ스페인계), 메스티소ᆞ물라토 등 혼혈족 30.8%, 원주민(3.1%) 등이며 공용어는 스페인어다. 종교는 가톨릭(55%), 개신교(13%), 무교(25%) 등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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