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4:55 (토)
'인플레 파이터' 볼커 前 美연준의장 별세
'인플레 파이터' 볼커 前 美연준의장 별세
  • 장재열 이코노텔링 기자
  • kpb11@hanmail.net
  • 승인 2019.12.11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70~80년 高인플레 해결… '美장기호황 토대' 평가
2008년 금융위기 때 재등판…은행규제 '볼커 룰' 제안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자택에서 별세했다/사진=CNN.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자택에서 별세했다/사진=CNN.

1970~80년대 미국 경제계의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큰 족적을 남겼던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2세.볼커 전 의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진 고위험 투자를 차단하는 '볼커룰'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미국 일간신문 뉴욕타임스(NYT)는 고인의 딸을 통해 별세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전했다. 생전에 그는 전립선암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27년 독일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난 볼커 전 의장은 프린스턴대학을 나와 하버드대 대학원, 런던정경대학(LSE) 등에서 수학하고 체이스맨해튼은행, 재무부, 뉴욕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쳤다.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1979년 뉴욕연은 총재로 재직하다 지미 카터 행정부에 의해 연준 의장에 지명됐다. 이어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재지명됐다.

1970년대말 미국 경제는 오일쇼크 충격으로 고물가와 저성장이 병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였다.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가지 상충된 목표 속에서 볼커 전 의장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최고 연 20%대까지 끌어올렸다. 재선에 도전한 레이건 대통령 측과 충돌하기도 했지만, 볼커 전 의장의 강력한 물가안정 정책 덕분에 미국 경제는 안정 궤도에 올라섰고, 장기 호황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볼커는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에게 연준 지휘봉을 넘겨주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미국 CNBC 방송은 "인플레이션을 이긴 연준 의장"이라고 평가했다.

볼커 전 의장이 재등판한 것은 그로부터 30여년 뒤인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의장으로 볼커 전 의장을 발탁했다.

당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에 가려 상대적으로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도 볼커 전 의장의 제안이 대폭 반영된 은행규제안, 이른바 '볼커룰'이 제정되면서 금융규제 정책에 한 획을 그었다.

볼커룰은 은행들의 고위험 투자를 막아 그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자는 취지로 2010년 발효된 금융개혁법 '도드-프랭프법'의 부속 조항이다. 이로써 은행들이 자기자본이나 차입금으로 주식이나 채권,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프롭 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이 금지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은행 규제를 완화하는 '볼커룰 개정안'을 승인한 상태다.

NYT는 볼커 전 의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지난 60여년간 미국 경제를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 229번지 (서울빌딩)
  • 대표전화 : 02-501-63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재열
  • 발행처 법인명 : 한국社史전략연구소
  • 제호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 등록번호 : 서울 아 05334
  • 등록일 : 2018-07-31
  • 발행·편집인 : 김승희
  • 발행일 : 2018-10-15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코노텔링(econotelling).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unheelife2@naver.com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장재열 02-501-6388 kpb11@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