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1 06:35 (금)
홍콩정계 지각변동…'범민주' 약진
홍콩정계 지각변동…'범민주' 약진
  • 곽용석 이코노텔링기자
  • felix3329@naver.com
  • 승인 2019.11.26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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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장관 선거인단 40%가량 확보…실권 도전 현실화
홍콩의 친중·반중 매체 "범민주가 킹메이커" 이구동성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두면서 홍콩 정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홍콩의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 중 40% 가까운 선거인단을 범민주 진영이 확보하면서 그동안 행정장관 선거에서 들러리 역할을 했던 범민주 진영이 '킹 메이커'로 급부상했다.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두웠다/사진=YTN캡쳐.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두웠다/사진=YTN캡쳐.

중국과 영국은 홍콩 주권 반환 협정에서 2017년부터 행정장관 직선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2014년 1200명의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를 일방 결정했다. 홍콩에 직접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면 중국 본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한 조치다.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은 금융, 유통, 정보기술(IT), 교육, 의료 등 38개에 이르는 직능별로 16∼60명씩 뽑는 직능별 선거인단과 입법회 대표 70명,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 60명, 종교계 대표 60명 등으로 이뤄진다.

이들 선거인단이 모두 친중파로 구성되지 않는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계가 대부분 친중파로 구성되긴 해도 각각 60명인 종교계와 노동계, 사회복지계를 비롯해 법조계, 교육계, 문화계, 의료계 등에서는 범민주 진영을 지지하는 세력이 상당수다.

이에 따라 2016년 말 선출된 약 1200명의 선거인단 중 범민주 진영 인사는 325명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은 전체 452석 중 400석 가까이 '싹쓸이'하는 압승을 거둬 구의원 몫의 117명 선거인단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구의원 몫의 117명 선거인단 선출은 진영 간 표 대결을 통해 이뤄진다.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이를 독식하게 된다.

2015년 구의원 선거에선 친중파 진영이 승리했기 때문에 2016년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출 때 이 117명 선거인단을 친중파 진영이 독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대로 범민주 진영이 차지하게 됐다. 범민주 진영이 기존에 확보한 325명에 더해 이 117명을 합치면 442명이다. 행정장관 선거인단의 37%를 범민주 진영이 확보하는 것이다.

홍콩 시위대를 '폭도'라고 부르는 친중 매체 동방일보를 비롯해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홍콩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신문인 명보 등 홍콩 매체들은 25일 일제히 "범민주 진영이 '造王(조왕)'이 됐다"고 보도했다.

'造王'은 킹메이커라는 뜻이다. 동방일보와 빈과일보는 "범민주 진영이 이제 행정장관 선거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됐다"는 표현까지 썼다.

물론 2022년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이뤄질 2021년 선거인단 선출에서 범민주 진영이 확보하는 몫이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다. 구의원 선거 압승이라는 현재 분위기로 볼 때 늘어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친중파 진영이 우려하는 것은 행정장관 선거인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그동안 홍콩 재계는 친중국 성향이었는데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명보는 "홍콩 재계와 중국 중앙정부는 이전 선거인단 선출에서도 균열을 보였지만, 이제 홍콩의 '진정한 주인'이 누군가를 놓고 다투는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그 갈등은 더 커졌다"고 전했다. 범민주 진영이 재계의 마음을 얻을만한 중도 성향 인물을 내세워 기존 442명에 159명을 더 확보한다면 총 601석으로 행정장관 당선을 노리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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