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10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5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가계대출 증가세와 주택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의결했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올해 0%대 저성장이 예상돼 금리인하 필요성이 있음에도 한은이 금리 동결을 선택한 것은 서울 집값이 급등하며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등 부동산시장과 금융시장이 불안하다고 판단해서다. 실제로 지난달 가계대출은 은행권에서 6조2000억원 불어나는 등 금융권 전체에서 6조5000억 증가했다. 지난해 10월(+6조5000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한은은 31조8000억원 규모 2차 추가경정예산이 풀리면서 물가에 미칠 영향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수가 여전히 부진하고 미국발 고율 관세 부과 충격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집값과 가계대출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한은이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금통위도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 리스크(위험)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다만 금통위는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물가 흐름·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