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주가가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면서 주식 시가총액 순위도 하락하고 있다.
세계거래소연맹(WFE)이 집계한 증권거래소 69곳의 시가총액을 보면 한국거래소(KRX,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1조3692억달러(약 1616조941억원)로 세계 거래소 중 15위를 차자했다.
KRX 시가총액 순위는 2017년 말 13위에서 2018년 말 14위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 10월 15위로 2년째 뒷걸음했다. 이 기간 한국 증시가 탄력을 받지 못한 결과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7년 코스피는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장사 시가총액도 최대치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닥을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이 1600조원대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지면서 지수는 주저앉았다. 코스피는 지난해 1년 동안 17.28%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후 올해 8월에는 2000선마저 내주었다가 최근까지 상승 추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박스권에서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코스닥도 올해 한때 550대까지 내려가는 등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최근 630대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2016년 말 종가가 631.44였던 점을 고려하면 지수가 거의 3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셈이다.
이에 따라 KRX 시가총액은 작년 말 이후 올 10월까지 175억달러(20조6556억원)가량 줄었다. KRX 시가총액이 전체 거래소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5%에서 1.65%로 낮 아졌다.
한국과 달리 다른 나라 거래소는 대부분 시가총액이 증가했다. 거래소 시총 상위 20위권 국가에서 작년 말과 비교할 때 시총이 줄어든 경우는 한국뿐이다.
시총 증감률을 살펴보면 중국 선전거래소 시총이 작년 말보다 29.65% 늘어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시총이 28.42% 증가한 러시아 모스크바거래소가 그 다음이었다. 이어미국 나스닥거래소(24.39%), 유럽 유로넥스트거래소(20.56%), 중국 상하이거래소(19.66%) 의 시총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는 KRX보다 시총 순위가 낮았는데 올해 들어 한국을 추월한 북유럽의 나스닥노르딕거래소(13.20%)와 호주증권거래소(14.90%)도 시가총액이 열 달 새 10% 넘게 늘었다. 최근 시위 사태로 내홍을 겪는 홍콩거래소의 경우 시가총액은 6.17% 늘어났으나 순위는 7위로 작년 말(5위)보다 두 계단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