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4 07:00 (수)
[양재찬의 데이터경제학] ⑫ 이재명 정부 '지방 주도 성장' 가능하려면
[양재찬의 데이터경제학] ⑫ 이재명 정부 '지방 주도 성장' 가능하려면
  • 양재찬 이코노텔링 논설고문
  • jouryang@hanmail.net
  • 승인 2026.02.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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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인구 비중 2019년 50% 돌파…비수도권은 청년인구 유출·고령화 동시 진행
지역 내 총생산 격차 더 커져 … '서울대 10개' 보다 'KAIST' 모델 육성이 미래지향적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모두의 성장'으로 등의 5대 대전환 전략을 제시했다.<br>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모두의 성장'으로 등의 5대 대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2026년을 '대한민국 대도약 원년'으로 명명하면서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등 5대 대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서울 집값 앙등, 양극화 심화, 저출생과 청년 취업난 등 수많은 사회문제의 해답이 국토 균형발전에 있는 만큼 '지방 주도 성장'을 국정지표로 삼은 것은 올바른 인식이다.

서울·인천·경기도 등 수도권에 인구와 기업·자산이 몰리는 수도권 집중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9년 수도권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섰다. 이에 앞서 2017년 수도권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이 50%를 돌파했다. 2020년에는 전체 시군구의 66%(151곳)에서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2025년 12월 기준 수도권 인구는 총인구의 51.02%다. 1960년만 해도 5명 중 1명(20.8%)꼴이었던 수도권 인구 비중은 30년 만인 1990년 두 배(42.8%)로 커졌다. 이어 2010년 48.9%, 2024년 50.7%로 수도권 인구 집중은 가속화했다.

서울 및 수도권에 기업, 괜찮은 일자리, 교육(대학)·문화 시설, 첨단산업이 집중되어 있으니 비수도권과의 격차는 계속 확대되는 구조다. 비수도권 지역은 청년층의 유출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21년 수도권 인구 증가의 78.5%는 15~34세 청년층 유입 때문으로 분석었다. 수도권에 우리나라 사업체의 49.1%, 본사·본점의 55.9%가 위치해 있다. 그 결과 전체 취업자 중 수도권 취업자 비중은 인구 비중보다도 높은 51.6%다.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지만, 수도권 집중은 일자리·임금·고용률·(지역)경제성장률과 문화·의료 시설 등 서비스 차이를 확대해 비수도권 지역의 청년 유출을 심화시켰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월평균 실질임금 차이는 2015년 34만원에서 2021년 53만원으로 확대됐다.

어느 나라든 수도 및 인접 지역에로의 인구 집중은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수도권 인구 비중이 높은 편인 일본·포르투칼도 30%대 중반인데 한국은 압도적으로 높은 1위다. 국토 면적의 11.8%인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넘게 몰려 살며 각종 사회문제를 유발한다.

좁은 땅에 옹기종기 모여 살다보니 주택 문제도 심각하다. 서울은 집 지을 데가 부족해 아파트값이 치솟는데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와 빈집이 늘고 지역소멸을 걱정한다. 2025년 서울 아파트 상승률은 8.98%로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25년 11월 말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1817조원으로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의 43.3%를 차지했다. 국토 면적의 0.6%에 불과한 서울에 아파트 자산가치의 절반 가까이가 집중됐다. 2025년 3분기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서울 GRDP의 3배였다. 지방 집값은 떨어지는데 서울은 오르자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 비율이 24.4%에 이를 정도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집중됐다.

2000년대 이후 역대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수도권 집중은 심화했다. 대통령 단임제로 5년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정책이 변화하면서 정책이 단절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정부의 주택·교통 정책도 사람들이 비수도권으로 향하도록 유도하는 게 아니라 계속 수도권에 살도록 수도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정책이 많았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수도권과의 격차를 완화·개선하는 정책 목표와 전략이 요구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방 주도 성장 방안으로 '수도권 1극 체제'에서 '5극3특 체제'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5극은 수도권,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의 동남권, 대구·경북 지방을 아우르는 대경권, 충청 지역의 중부권, 전남 지역의 호남권 등 5개 초광역권을 일컫는다. 3특은 제주, 강원, 전북 등 3개 특별자치도다. 이재명 정부는 5극 3특을 중심으로 혁신 거점도시와 지역특화 전략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에 조선업 불황,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철강산업 침체 등의 영향을 받아 거제·통영·여수·천안·광양·양산·구미·포항·군산·창원·아산·울산 등 비수도권 제조업 도시 12곳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고, 이는 수도권에로의 인구 이동을 부추겼다.

KDI는 이들 도시의 생산성이 2010년 수준으로 유지됐다면 2019년 수도권 인구 비율은 47.2%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도권과 다른 비수도권 도시에서 각각 100만명 정도씩 유출돼 12개 제조업 도시에 200만명이 유입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단순한 인프라 분산이 아니라 지역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정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신규 신도시 건설보다 비수도권 대도시에 집중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고 집적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국토 균형발전은 구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관건은 정교한 정책 조합과 꾸준한 실천이다. 산업·교육·주택 등의 복합정책이 요구된다. 첨단 미래산업 클러스터의 전략적인 배치 및 육성, 해당 산업에 필요한 체계적인 인력 양성, 연구원·근로자와 가족들이 거주하고 교육·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구상한 '서울대 10개 만들기'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모델 육성'이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정부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목표로 내세웠다. KAIST는 AI 연구에 있어 한국 최고 대학이다. 지방에는 이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한국에너지공대(KENTECH)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 있다. 과학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 제2, 제3 KAIST는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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