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7 00:15 (수)
[서명수의 이솝 경제학] (59) 홀로 연습한 연주자의 '만용'
[서명수의 이솝 경제학] (59) 홀로 연습한 연주자의 '만용'
  • 서명수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ms085@naver.com
  • 승인 2025.12.16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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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없이 자신이 닦은 실력만 믿고 연주회에 나섰다가 망신살
나홀로 사과나무보다 함께 자란 사과나무가 더 맛있는 사과 생산
경쟁과 자기 이익은 자본주의 경제를 굴러가게는 하는 수레바퀴

하프 연주에 별로 재능이 없는 음악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스스로 연주 실력이 아주 훌륭하다 믿고 끊임없이 하프를 연주했습니다.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인 연주실에서 하프 줄을 퉁기면 그 소리가 울려서 아주 그럴듯게 들렸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음악가는 오랫동안 연습한 하프 연주 실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큰 극장에서 연주회를 연기로 결심했습니다. 극장에는 그의 하프 연주를 듣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드디어 공연시 시작되자 음악가는 들뜬 마음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내 연주를 듣고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랄거야 나느 세계 최고의 하프 연주자로 이름을 날리겠지."

음악가는 무대로 올라가서 부드럽게 하프를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연주가 시작되자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음악가는 열심히 하프를 연주했지만 평소 연주실에서 연습할 때와 같은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객석의 반응은 점점 썰령해졌습니다. 사람들은 마구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고 결국 음악가는 무대에서 도망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혼자서 연습할 때는 아름답다다고 생각했던 곡들이 화음도 맞지 않는 엉터리였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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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정신은 경쟁이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맛없는 홀로 자란 사과나무=이 우화는 경쟁이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런 성과와 발전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만약 음악가가 다른 사람과 경쟁하며 하프를 연주했다면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치렀을 겁니다.

세상 만물은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갑니다. 홀로 자란 사과나무보다 여럿이 함께 자란 사과나무의 열매가 더 크고 맛있는 법입니다.

사람도 좋은 학교,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날마다 경쟁은 새로운 도전과 좌절을 통해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인간의 경쟁심리는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동기입니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참신한 아이디어로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경쟁이 왜 경제발전에 좋은지는 긴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빵집 두 개가 나란히 있습니다. 한쪽에서 빵값을 내리면 손님들은 그집으로만 몰립니다. 그러면 옆집에서는지지 않으려고 값을 더 내립니다. 두 가게가 서로 경쟁하는 동안 싼 값에 빵을 사게 되는 손님은 이득을 봅니다. 그들은 빵 값을 낮추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짜냅니다.

재료를 싸게 구입하는 방법으로 재료비를 줄이고 빠른 시간 내에 빵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노력도 기울일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빵집은 성장하게 되고 빵집이 커지면 재료를 공급하는 공장이 잘 돌아가고 이는 다시 밀 농사를 짓는 농부의 수입을 늘려 줍니다.
빵집들의 경쟁은 이렇듯 손님, 공장의 노동자, 농부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이롭게 합니다. 빵집이 하나만 있을 때와는 이야기가 전혀 달라지겠죠. 만약 빵집이 오직 한 군데 뿐이라면 그 빵집은 빵값을 마음대로 올렸다 내렸다 하고 맛이나 품질도 엉망이 될 것입니다. 그럼 손님에게도 좋을 리가 없겠죠. 손님이 빵 대신 다른 음식을 찾게 되면 그 가게는 망할 것이고 그러면 재료공장과 농부까지 힘들어집니다.

◇'보이지 않는 손'=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생산물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자신의 자본을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공익을 증진하려고 의도하지 않으며 얼마나 정진하고 있는자를 알지도 못한다. 다만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행동할 뿐이다. 그런데 그는 이렇게 행동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를 받아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목표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열심히 추구하는 가운데 국익을 증진하는 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핵심 단어는 '경쟁'과 '자기 이익'입니다. 이 두가지가 자본주의 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수레바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여기서 '보이지 않는' 손은 무엇일까요? 바로 시장입니다. 애덤 스미스는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생산자라도 시장이라는 제도를 통해 상호경쟁하는 과정에서 어떤 질서같은 게 형성된다고 했습니다.

가령, 치열한 경쟁을 하는 어떤 기업이 자기 제품의 값을 올려받으려고 하더라도 경쟁 기업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이는 경쟁자가 서로 감시하고 규제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정신은 경쟁입니다. 시장경제는 공정한 규칙아래 경쟁이 보장되고 누구의 간섭이나 통제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상태여야 합니다. 자유경쟁 시장의 장점은 소비자가 질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고, 기업은 기술력과 경영 능력을 발전시켜 경제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데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경쟁을 하다 보면 강한자 만이 살아남고 약한 자는 설 자리를 잃게 되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제조하면서 자금이 부족해 대기업에 흡수되는 중소기업의 소식을 듣습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경제는 일반적으로 자유경쟁을 원칙으로 하지만 몇몇 대기업이 시장을 주무르지 못하게 여러 장치를 만듭니다. 비정상적인 경쟁을 막고 작은 기업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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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성균관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코리아헤럴드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중앙일보에서 20년 넘게 금융·증권 분야를 취재, 보도하면서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재산리모델링센터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여러 매체에 금융시장, 재테크, 노후준비 등의 주제에 관해 기고도 했다. 저서로는 <이솝우화로 읽는 경제이야기>, <2012 행복설계리포트>, <거꾸로 즐기는 1% 금리(공저)>, <누구나 노후월급 500만원 벌 수 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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